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재 박종익 Jul 22. 2024

사분의 일

냉이꽃 당신

사분의 일


                                   우재(愚齋) 박종익


열십자(十)로 사 등분 된 창문에

첫눈을 바라보면

사 등분으로 날리는 눈송이

사 등분 된 얼굴, 그 얼굴을 보면

괜히 뒤숭숭해진다

내리는 눈을 빗자루로 엮어

한 번 두 번 세 번

잘못 쓴 편지를 퇴고하는 마음으로

창밖 풍경을 쓸고 닦으면서

나눗셈을 한다


지난가을 잎사귀들이 하나둘 사라지면

세상은 컴퓨터를 사분의 일로

갈아엎어 놓은 양

겨울 풍경을 사 등분 한다


그러다 사분의 일로 비치는 내 얼굴과

눈도장을 찍어주던 첫눈은

편지의 첫 문장처럼 흔적만 남기고 흘러내려

마지막 눈(雪)물이

내 눈(眼) 속으로 파고들기도 하고


첫사랑, 내 사분의 일의 쓸쓸함에 대해

노래 불러 줄 얼굴이

사분의 일로 떠오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