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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의 용도

어디까지 생각해 봤니?

by 사차원 그녀

3년 전 3학년 우리 반 꼬맹이와의 일화 1편을 공개한다.


전날 학교도서관에서 챙겨온 어린이 신문을 아침활동 시간에 읽고 있었다.


수업 시작종이 쳤고, 나는 신문을 걷었다.


“얘들아, 신문 집에 가져가서 볼 사람은 가방에 챙겨 넣어요. 필요가 없는 사람은 다시 가져오세요. 미술 시간에 필요할 수 있으니 모아둡시다.”


나름 우리 반의 에이스였던 C군이 뚜벅뚜벅 걸어 내 앞으로 왔다.


“선생님, 저 신문 몇 장 더 가져가도 돼요?”


“그럼, 신문이 재밌나 보다. 집에 가서 읽어봐.”


“그게 아니고요. "


"그럼 어디에 쓰려고?"


"선생님, 우리 가족은 오리고기를 좋아해서 오리고기를 자주 구워 먹거든요. 근데 그 때마다 기름이 너무 많이 튀어요. 그래서 상에 깔 때 쓰려고요.”


“아하아아~ 어머니께서 좋아하시겠다.”




초등 3학년에게 신문지는 고기 구울 때 상에 까는 종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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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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