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축구는 아저씨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렇지만 학생은 회비 면제
롱패딩에 큰 보온정수통 그리고 가스버너와 컵라면.
누가 봐도 아저씨인 사람들은 주말 아침만 되면 그렇게 모여서 그깟 공놀이에 지지고 볶고 환호한다.
사실 우리팀은 가스버너를 필두로 한 운동장 내 취사까지는 하지 못한다. 조축에서도 짬바가 있고 여유가 있어야 뜨끄은한 국물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평균연령 34.x세 쯤 될 듯 한 우리팀은 아직은 여유보다는 승패가 좋을 나이다. 이번 월드컵 대한민국 최연장자 김태환 정우영도 한국나이 34세다. 그니까 우리팀도 프로로 치면 현역들인거다. 그럼에도 전날 과음으러 술냄새 풀풀 풍기며 남다른 포스의 찐아재 느낌도 몇 있다. 세월의 풍파를 직격 혹은 빚맞냐 각자 모두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이해한다.
진짜 사실 우리팀은 최근 팀 재개편을 단행했다. 속사정은 많은데 간단히 말하자면 성질 더러운 팀원과 그 무리 몇몇을 내쫓지 못하고 나머지 인성이 바로된 사람들만 나와 새팀을 만들었다. 그를 내쫓는게 가장 깔끔했을테지만 그에게 다시는 경기장에서 우리팀 상대팀 가리지 않고 욕안한다 다짐을 받아낸 한달 후 바로 경기장에서 우리 팀원에게 폭언욕설을 하는 걸 보고 회장은 손절을 결심했다.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라는 인생의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그 사람의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기존 팀의 문제라면 그런 사람을 제제할 시스템을 못 갖췄다는 것이다. 회사 역시 권고사직보다는 스스로 나가게끔 각종 조치를 단행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순환근무. 정말 엉뚱한 곳으로 발령받았을 때의 심정은 말로 헤알릴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사회는 냉정하다는 것을 봤을 때, 정치 부족 혹은 능력 부족 인성 파탄 어떤 이유로던 스스로 밀려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정치 부족이면 우리사회가 아직 멀었다는 뜻이고 나머지 이유면 개인의 적성 문제다.
그 조축 회원의 경우는 인성파탄이었고 우리는 순환근무를 시키지 못했고 경고에 그쳤다. 경고 이후 레드카드 급의 언행에 회장은 팀 해체급의 본인 탈퇴를 선언했다. 최고의 방법은 아니었지만 인성파탄회원과 친분이 얽힌 회원들이 많아 퇴단조치도 어려웠기에 차선책정도는 됐다.
우리팀처럼 어쨌든 조기축구도 아저씨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나름 하나의 집단으로 자정능력을 갖추고 ESG 경영에 근접한 조직으로 나아가고 있다.
실력은 어느정도 있지만 성질은 더러운 개저씨들은 조기축구판에서 자연스레 도태된다. 골프 테니스 등 고비용 스포츠만이 귀족 스포츠는 아니다. 11명 이상의 서바이벌 인원들만 즐기는 조기축구 역시 사회 구성원의 기본기를 갖춘 이들만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