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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김 Jul 06. 2023

오늘도 바람처럼 하루가 열리겠지

또바기 커피한잔의 진리 '인 카페 베리타스(In cafe veritas)

커피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걸까? 세상은 온통 커피천국이다. 여행길도 길거리도 집에서도식사 후에도.... 과연 커피의 매력은 무엇이길래? 

 아무래도 커피는 마시는 순간 행복을 부르는 묘한 감성 탓이겠지.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는 건, 아마도 일반 음료수와는 달리, 음미하는 각성제로서 감성을 일깨우기 때문이리라. 

 어쩌면 커피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위로의 각성제일지도 모른다. 1960년대 미국의 컨트리록 가수 밥 딜런의 커피에 관한 명곡 'One More Cup Of Coffee'의 가사는 언제 들어도 커피에 빠져들게 한다. 

“당신의 숨결은 달콤하지/ 저 위에 별들을 향하니까/ 작별의 표시로 길을 떠나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 저 아래 골짜기로 떠나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동트기 전부터 커피한잔 하루 또 하루 몽롱한 아침을 깨운다. 하루 해가 떠오르면 악마의 유혹인가? 달콤씁쓸한 커피라면 맛있는 경험일까?

 원래 난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던 편은 아니었다. 20대에 일본에 유학간 바람에 젊은 시절부터 습관처럼 마시던 녹차에 길들여진 탓인지, 별로 커피가 당기지 않아서 일게다. 

 그러다가 귀국 후, 영상업계에서 기자생활을 하다 보니 커피에 중독되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일회용 봉지커피로 뇌를 깨운답시고 마셔대다가 커피의 참맛을 알아낸 걸까, 점차 원두커피를 찾았고, 급기야는 로스팅 커피에 직접 원두를 갈아 마시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예가체프니 케냐AA’같은 로스팅 원두 종류까지 따지거나 전문커피숍에선 카푸치노니 카페라테를 주문해서 마시곤 했다.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영화 <세렌디피티> 속의 대사처럼, “누군가와 커피브레이크, 내 운명의 세렌디피티는 그렇게 시작됐다”사노라면 세상사 그렇게 인연이 시작되듯이, 커피한잔의 찐한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날마다 커피를 왜 마시느냐고 묻거들랑, “커피도 세잔은 마셔야 게미난 맛인지라. 첫잔은 시나브로 행복의 맛이요, 두잔은 모락모락 낭만의 맛이요, 세잔은 곰비임비 추억의 맛”이라고 전하고 싶다. 커피한잔으로 하루를 열면 인생도 쓴맛단맛 거침없이 열리는지라.  

 내 커피한잔 속엔 행복도 있고, 우정도 있고, 사랑도 있나니, 마법처럼 달콤씁쓸한 커피한잔 속에서 아라비안 와인의 신이라도 만난 걸까? 마냥‘호모 커피엔스’처럼 살아가고 싶을 뿐이다. 취하기 좋아 카푸치노 한잔 머금고서 오늘을 위한 커피한잔의 진리에 건배 “인 카페 베리타스! (In cafe veritas: 커피속에 진실이 있나니)”

 그저 미안해서 마시거나, 사랑해서 마시거나, 커피한잔에 취한다는 건, 너의 마음과 나의 영혼까지도 마신다는 것, 너와 나의 냉정과 열정까지도 취한다는 것일 뿐인지라.

 그러니까 내가 정말 취하는 건, 커피향보다도 인생이란 커피한잔의 사랑에 취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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