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어려운 일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만들어 주곤 해.
퇴사를 고민하거나 앞으로의 삶에 대해 고민할 때도, 시니컬하게 넘기니까.
"그냥 해, 잘할 거야"라는 말조차 필요 없는 나에게 현실감을 알려주는 사람이야.
나는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해 반복해서 고민해.
무언가 힘들다고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냥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거야.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연락을 무시하는 것조차 죄책감으로 쌓여가.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지만,
정작 모든 걸 내려놓은 삶에서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는 내 모습을 조금은 미워할 것 같거든.
즐겁고 신나는 삶에 지쳐버렸어.
누군가를 만나고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이제는 조금 지쳐버렸지.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에 아무 생각이 없어도 괜찮아. 감정을 주지 않아도 지금은 그 상태가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아.
언제부터일까. "포기했어? 그렇게 살아도 돼?"라는 말에 지쳐버린 것은.
태어나서 생각을 시작한 순간부터 늘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산 것 같아.
그러면서도 자존심을 버리지 못하는 내 모습이 참 웃기기도 해.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조금은 웃음이 나.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신경 쓰고,
작은 말 한마디에 상처받길 반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아직도 난 너무 어린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