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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Jun 10. 2024

감정의 동요

산책하는 랍스터처럼 조금은 틀을 벗어나

힘들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


고통을 겪기 전엔 모른다는데

나는 타인의 고통을 보는 것도 조금 힘들기에

그들의 우울감을 외면하곤 해.


티브이를 보며

밝은 이가 좋다는 너의 말에

내가 어디까지 더 밝아야 하나 고민한 것 같아.


사실 그 사람의 얼굴은 전혀 내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

직진하고 웃는다고 전부 좋은 사람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웃으며 티브이 속 사람들을 본 것은

너와 하나의 공통 관심사를 만들고 싶어서야.


그런 거 있잖아,

네 관상도 내 주변 친구들은 전부 아니라는데

난 그런 네가 좋은 거야.


제 팔자는 제가 꼰다는데,

내가 내 팔자를 꼬려 하는 걸까?


웃긴 너의 케로로 바지도 그리움을 담았어.

우리가 마지막에 들은 노래 기억나?


어떤 생각을 하냐며, 이별을 읊조리던 노래.

넌 그 음악을 아직도 프로필 뮤직으로 넣어두었더라.


가끔은 너에게 고맙고, 가끔은 너를 만났던 날 원망하곤 해.


요즘 만나는 사람이 없냐는 말에 웃음을 남겼어.

생각보다 나는 더 이기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더라.


호불호가 너무도 강하기에 너무 쉬운 상대도

복잡한 사람도 피하게 된 거 있지?


반만 바보, 그 말이 참 와닿은 날이야.

너무도 읽히는 행동이 싫으니 말이야.


조금이라도 너와 대화하고 싶은 내 마음

네가 아는지 모르겠어.


어디까지 자제해야 할지도,

어디까지 견뎌야 할지도 말이야.


생각 없이 도전해 보라 말한 네가

밉기도 해.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전부.


네가 왜 좋았는지 물으면, 그러게.

네가 왜 미웠는지 물으면, 그러게.


아무것도 모르겠더라, 생각 없이 널 좋아했나 봐.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바보가 될 수 없고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될 자신이 없거든.


내가 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다만 약간의 화만 남았을 뿐이야.

네 눈에서 아무 감정을 찾을 수 없었거든.



감정의 동요가 있다면 말해줄래?

그런 네가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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