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내가 잘할 수 있을 거란 의문을 늘 품고 살아요. 글을 쓰는 일도, 일을 하는 것도 전부 의문 투성이지요. 영상의 조회수가 잘 나오는 것도 알 수 없는 일. 내가 쓰는 책을 누군가가 있는 건 부끄럽고 고쳐지지 않은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려요. 그래서 그럴까요, 글을 쓰라는 말에 쓸 문구를 잊고 말았어요. 분명 난 일상을 적고자 했는데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태도로 끝맺음 말을 적었습니다. “잘 지내시죠?” 이 순간에 필요한 말일까요? 알 수 없죠. 알리가 없어요.
드디어 새로 산 연말드레스가 도착했고 부쩍 살이 오른 탓인지 두툼해 보이는 허리통에 옷을 입었다 벗었다 반복했습니다. “조금 살쪄 보이나?”라는 말을 읊조리며 말이죠. 소매가 생각보다 저렴해 보이는 것도 문제였고요.
오늘은 뭔가 계획대로 되지 않아요. 날씨가 추워서일까요? 비가 내리더니 평소와 달리 너무도 이른 시간에 잠들고 깨어버렸어요. 새벽 1시 30분. 둘 다 아프지 말자는 그이의 카톡에 일찍 잠들었다는 답장을 하고 핸드폰을 뒤적거렸습니다. 역시나 릴스를 보다 글을 읽다, 볼만한 웹툰을 찾는 순서였지요. 결국 잠자길 포기한 채 컴퓨터를 켜고 입사 지원서를 적을까 하다 멈추었어요. 이 정신에 쓴 글은 오탈자가 꼭 있을 것 같단 말이죠. 10시엔 정수기를 고치겠단 소리를 들었고, 일어난 뒤에는 전날 끓이고 잔 뼈해장국이 맛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설거지한 후에는 막힌 배수구를 뚫느라 고생했고요.
옷이 부해 보인다는 건 알지만 새 옷인 만큼 누려보기로 했어요. 화장을 하니 부한 느낌이 줄어 다행입니다. 택시를 잡고 기다리는 시간, 잡혔다는 안내도 없더니 안 나오냐며 보채는 연락이 왔어요. 오늘은 뭔가 조금씩 틀어진 느낌인데 제 기분 탓만은 아니겠지요? 급하게 나오다 보니 겉옷을 두고 나왔지 뭡니까. 버스 탑승까지 시간이 남아 카페에 들어갔고요. 따뜻한 커피가 생각나 오랜만에 HOT이라 적힌 키오스크 버튼을 눌렀습니다. 붕어빵이 생각나는 걸 보면 겨울이긴 한가 봐요. 아직 가을이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앞으로 남은 저녁 시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는지 알 수 없네요. 사소한 희망이라면, 귀여운 강아지를 보고 웃음 짓고 싶어요.!
ps. 글을 쓰지 않으면 둔해진다니 당분간은 소소한 일기를 적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