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속에만 있던 공간을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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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으로 거의 10년간 복무를 하다보니 '내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결혼도 아직 하지 않았기에 항상독신숙소에 있는 비품들로 내 집을 채워나갔다.
책상은 항상 변변치 않았고, 의자는 다 부서져 가는 의자였다.
그만두기 직전에 있었던 숙소는 기울어진 의자를 비품으로 줘서 새 의자를 사야만 했다.
책상만큼은 책으로 채워놨기에 그래도 마냥 나쁘지는 않았다.
책을 좋아하니 서재에 대한 결핍은 항상 남아있었다.
내 방을 책으로 가득 채우고싶었으나 둘 자리가 없었던 그 안타까움을 결국 전역을 하고나서야 해결했다.
전역을 하고나서 큰 공원을 앞에 둔 곳에 정착지를 골랐다.
보통 사람들은 이사할때 가구를 한번에 다 옮기는데 나는 옮길 가구가 없었다.
내가 상상만 하고있던 서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조명이나 색감을 모두 충족하는 가구가 집 크기에
맞게 들어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집에는 옷과 이불만 들고가서 책장부터 책상, 의자까지 하나하나 선별하기 시작했다.
이케아는 5번정도 갔다왔었고, 인스타그램으로 원목 가구를 판매하는 모든 페이지를 들어가서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과 가격이 합당한 곳을 계속해서 찾았다.
결국 책장은 네이버로, 책상과 의자는 파주에 있는 한 가구공장에 가서 구매를 했고, 배송이 되기까지에 텀을 포함하면 한달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다.
가구가 다 오고나서 한켠에 쌓여있던 책들을 하나씩 책장에 꽂아넣기 시작했고, 아직 완성은 다 되지 않았지만 내가 꿈을 꾸던 서재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가 없었다.
이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종일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작은것에 아주 큰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전부터 느꼈지만 나는 많은것을 바라지 않았다.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공원,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로운 카페 , 고즈넉한 주변 풍경
이 3가지만 충족된다면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난 10년간은 꿈도 못꾸는 환경속에서 일을하고 살아왔었다.
지금 이 3가지를 충족하고 나니 행복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 수 있었고,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런 삶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너무나도 쉬운 길이었는데
많이도 돌아왔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