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쓰면서 글맷집을 키우는 중입니다.
글쓰기에 울렁증이 있다. 최근 매일 조금씩 글을 쓰면서 글맷집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삶을 살면서 글쓰기라는 일이 나를 힘들게 할 때가 많았다. 특히 직장생활을 시작하니 써야 하는 보고서는 많았는데 글 몇 줄 적는 것도 녹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글을 절대 못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블로그를 하기 시작했고, 지금 이곳에서도 글을 쓰고 있으니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글이란 걸 잘 쓰고 싶다는 욕심도 조금씩 생긴다. 문득 오래전 기억이 난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추억에 계시는 아빠가 어느 날부터 자작시 등 직접 쓴 글이라면서 문자로 보내주셨다. 그 시절 나에게는 너무나 생뚱맞은 일이었다. 아빠가 평생 글을 쓰는 걸 본 적도 없었는데 갑자기 글이란 걸 쓰셨고, 글쓰기는 못한다고 선을 그은 딸에게 글에 대한 반응을 요구하시는 아빠가 부담스러운 적이 있었던 게 사실인 거 같다. 그때는 그냥 감정 없이 아빠의 글에 반응했던 거 같다. 그 시절 아빠가 말씀하셨던 게 생각난다. 머릿속에 쓰고 싶은 것들이 자꾸 떠오른다고, 글이란 게 쓰고 싶어 졌다는 거였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어주고 반응해 준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최근에서야 조금 알게 되었다. 내 글에 반응이 생긴다는 거, 좋아요나 댓글, 라이킷 같은 것이 처음 글을 쓰는 사람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 시절 아빠에게 조금 더 성의껏 답변을 달아 드렸으면 좋았겠다 싶은 철없는 딸이다. 뒤늦게 이러고 있는 거 보니 나는 아빠 딸이 맞나 보다.
동생이 둘이 있다. 첫째 동생은 신기하게도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쓴다고 했을 때 엉뚱맞다고 생각했다. 글이란 걸 쓴다는 게 그저 신기했다. 최근 막내 동생한테서 들뜬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슨, 내가 브런치 작가에 당첨되었다고 자랑하며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는 부럽다고 전화를 했던 거였다. 그러면서 자기도 하고 싶다며 방법을 물었다. 그리고 며칠 뒤, 브런치 작가가 되지 않아도 글을 쓸 수 있다면서 자기도 적어야겠단다. 막내도 글쓰기과는 아닌데, 정말 신기하다. 난 지금까지 글은 특별한 사람이 쓰는 거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요즘 나의 변화를 보면 그건 확실히 아닌 거 같다.
사진© christinhumephoto,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