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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May 27. 2024

2024년 5월 26일 식도락 음식 일기

오이 늙은 게 아니라 진짜 노각의 매력

시골 장날은

어른이 된 지금도 

가끔 들러면 아련한 뭔가가 

올라오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된다.


각종 채소들은

깔끔한 포장으로 가격이 매겨진 것도 아니고

크기도 모양도 균일하지가 않다.

 

그냥

밭에서 따서 보따리에 싸서 가져온 

날것 그대로의 모양으로 손님을 기다린다.


친정엄마도 읍내 장날이 서는 날에는

필요한 것들을 사기 위해 장에 가셨는데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밭에서 키운 채소를 가져가셔서

채소 판 돈을 보태어 가정에 필요한 것들을 사 오셨다. 


시장에 나와 있는 채소 중에

노르스름한 빛깔에 표면은 그물모양을 하고

살집이 많은 '노각'이라고 불리는 채소가 있다.

 

이 노각을 가끔은

모종상회에서도, 시장에서도

오이를 따 먹지 않고 오래 두면

노각이 된다고 하는 말을 듣게 되는데

오이와 노각은 태생부터 다르다.


노각은 오이와 다르게 살집이 두툼하고

반찬을 만들었을 때 더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초보 농사꾼이라 

처음 열리는 한 두 개는 따 주어야

줄기도 튼튼하고 많이 열리는데

아까워서 그냥 두었더니 

짜리 몽땅 하지만 그래도 노각의 풍채는 있다.

지난해에 열린 노각을 생으로 먹다가

남는 것들은 노각 장아찌를 담가 두었는데

깜빡 잊고 지내다가 김치냉장고 정리하면서

꺼내어 먹어 보았더니

아삭한 게 그냥 먹어도 맛있다.

노각은 껍질이 다소 질기고 거칠기에

필러로 껍질을 제거를 하고

사진과 같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고춧가루 약간, 마늘 3쪽, 올리고당 1/2 큰 스푼정도, 통깨, 참기름이면 된다

조물 조물 무쳐서 먹으면

앞에 앉은 사람이 들릴 정도로

아삭거리면서 맛있다. 

한동안은 노각장아찌로 만든 반찬들이 입맛을 돋워 줄 것 같다.

노각장아찌 김밥, 노각장아찌 냉국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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