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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희 Jan 11. 2024

스승의 날

2021. 05. 21.

애들도 아닌 다 큰 어른도 상장을 받으니 기부니가 좋구나. 내년이면 교직생활 20년이다. 뭐 했다고 벌써 20년인지. 아이를 셋 낳고 이식수술하고 그냥 정년퇴직은 이제 포기해야 하나 언제 어느 순간에 이 일을 그만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대충 산다는 게 아니라, 사람일이 어찌 될 줄 모른다라는 걸 몸소 체험하고 내 몸도 건강도 100% 완벽하지 않기에 항상 미래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불교공부를 하는 이유도 언제 있을지 모르는 죽음의 순간에 두려워하거나 겁내하거나 내 선택에 후회나 원망의 마음이 들지 않게 미리 맘을 단단하게 먹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이다.


 혹시라도 남은 내 장기 한쪽도 어찌 될지 모르니 그때 흔들리거나 후회하지 않게. 어떤 일이 닥쳐도 의연하게 단단하게 흔들리지 않는 멘털과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싶어서.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궁극적인 구도의 목적이다.


 그런 내 일상에 직장생활의 절반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이 순간까지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애썼다고,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응원받는 기분이 들어서. 오늘의 이 상이 더더군다나 스승의 날 기념 표창이라서 더 의미 있고 감사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산 것에는 부끄러움이 없기에 당당하게 받으려고 한다.


 얼마만큼 더 내가 이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랑스럽게 부끄럽지 않게 지금처럼!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꿈꾸는 밤이다.




 내가 다시 엄마가 된다면


 엄마의 삶도 소중하지만 엄마이기 이전에 내 삶은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또 교사로서 삶이었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작은 거 나하라도 나게에 온 아이들의 인생에 작은 점이라도 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20년의 시간을 담아낸 상이다. 내가 이 직업을 놓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어가야 할 길. 엄마가 되고 나서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길. 다시 태어나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남은 시간 더 열심히, 바르게 걸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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