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점으로

by 소나


어쩌다 보니 병원예약이 2주 간격으로 잡혔다.


괜찮을 줄 알았다.


n번째 입사를 앞두고, 일주일이란 시간이 생겼다.


막상 매일 하던 취준걱정도, 시험을 준비할 것도 없고,

막상 만나고 싶은 친구도 없었다.


그나마 2박 3일 제주도에서 1년 살이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


숙소도 제공해 주고, 일정까지 빼준 친구한테 고맙다가도 미안했다... ㅎㅎㅎ




어젯밤부터 잠시 까먹고 있던 감정들이 올라온다.


역시 난 안될 놈인가.

잘 못 태어났나.


이 세상과 결이 맞지 않는다.


혼자가 편해졌다.

버림받지도 않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류도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이랑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나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지

항상 먼저 어색함에 뒤로 숨어버리는 나


지금 나이에 어디 무리에 하나 끼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럽고도

답답하다.


분명, 저번주 선생님한테는 다 나은 것 같다며, 호언장담했는데

느닺없이 찾아온 우울과 불안에 쉽게 무너져버렸다.


이런 기분으로 어떻게 하루하루 버텨나가야 할지

꾸역꾸역 맞지도 않는 세상에 나를 욱여넣으며,

어떻게 끔찍하게 살아가야 할지


직장인들이 매일 사표를 마음에 품고 살듯

항상 유서를 품고 다니면 좀 하루가 나을까

매일매일이 마지막날이라고 생각하면 홀가분할까


사람들한테 잘해주고, 보고 싶은 사람들 다 보고

내 마무리를 정리하면 조금은 망설여지고

살고 싶어 질까?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나 하나 먼지처럼 사라져도 진심으로 슬퍼해줄까


이 밤에 불안과 걱정이 너무 커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너무 커서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민폐 끼치지 말고, 바로 죽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내 알고리즘엔 무서운 단어들로 또 가득 찬다.

자해, 자살 시도...


또, 똑같은 순서로 내가 죽기 전까지 반복되겠지.

죽지 않으면 안 끝나겠지.


이 무한굴레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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