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쥐 Jul 14. 2024

참새야,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래?

아파트 통로에 갇힌

참새 한 마리를 구해주었습니다.


나가는 길을 못찾아서

유리창에 머리를 쿵쿵 박아대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운지.

도와주려고 할 때마다

윗층으로 도망가는 녀석을 따라가느라

천국의 계단을 경험했네요.


어찌나 작고 잽싼지

잠자리채로는 어림도 없었어요.

하지만 또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허공에 수백 번을 휘둘렀습니다.


중간중간 포기할까 싶었는데

'나 아니면 쟤는 오늘 내일중에 여기서 죽겠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멈출 수 없더라구요.


어찌어찌 잡아서

고이모셔가 놓아주었습니다.

인사를 하는 건지 멀뚱히 있길래

옆을 툭툭쳐서 날려보냈습니다.


팔다리가 쑤시고 뒷목이 뻐근한데

어쩐지 기분 나쁘지 않은 통증입니다.


가끔은 무언가를 베풀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돌려받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해도요.


마음을 위로하는 일상의 단어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754316

작가의 이전글 호랑이 무리를 이끌었던 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