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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혜 Mar 28. 2024

벚꽃 핀 봄날엔 이 영화를 보세요


걷다 보니 길가에 조금씩

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더라고요.

오늘은 벚꽃이 가득한 계절에 보면 좋을

영화 한 편 소개할게요.


2015년 개봉한 일본 영화로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작품 <앙:단팥 인생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학교 앞,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거리에 있는

작은 '도라야키' 가게가 배경입니다.

도라야키는 작은 팬케이크 반죽 사이에 단팥소를 채운

일본 스타일의 디저트입니다.


원래는 하나의 빵에 팥소를 올리고

반으로 접어 먹는 형태였는데

현재는 샌드위치처럼 팥소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케이크를 겹쳐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의 사장님 좀 수상합니다.

무서운 인상에 늘 근심 가득 담배만 피워대고

장사엔 별로 열정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라야키를 만들어 팔면서

단것을 좋아하지도 않다니...

그래도 손님들에게 은근한 친절을 베푸는

츤데레 사장 '센타로'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르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나이 지긋한 할머니 '도쿠에'가 찾아오며

이 가게는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어리숙한 할머니로만 보이던

도쿠에가 만든 팥소를 맛본 센타로는

그녀를 채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생? 도쿠에의

단팥 만들기 수업이 시작됩니다.

해가 채 뜨기도 전 이른 새벽부터

도쿠에는 마치 아들에게 일러주듯

소중한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줍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정성을 쏟으며 함께 단팥을 만드는 시간들이 쌓여갈수록

센타로는 무기력함에서 서서히 벗어나

살아가는 일에도 장사에도 의욕을 되찾기 시작했고

입소문은 멀리 퍼져나가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도라야키를 사기위해 줄을 섰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가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도쿠에도 일을 그만둬야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영화는 장인급 실력을 갖춘 그녀가

왜 이 작은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어 했는지

뭉근히 팥을 끓이듯 찬찬히 들려줍니다.



도쿠에 할머니는 팥앙금만 잘 만드는 장인이 아니었어요.


상처로 남은 과거를 고백한 센타로 사장에게

도쿠에가 담백하게 건네는 위로의 한마디는

그야말로 위로의 정석입니다.


"인생마다 사정이 있지. 열심히 살아 보자고."


영화의 마지막 나직이 연습한

"도라야키 사세요!"를 힘껏 외치는 센타로를 보며

빙긋이 웃게 됩니다.


자, 도쿠에 할머니의 인생 수업 들을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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