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즈블리 Nov 18. 2024

가히 인상적인 면접을 보고 왔다.

잊지못할 질문들

면접을 보고 이런 싱숭생숭한 감정이 든 건 처음이다. 

감정의 이유를 알수없고 복잡한 감정인 것만 안다. 











초반에 적은 글들 중에서 피트니스 업계로의 새로운 출발 준비를 하고있다고 말씀드렸었다. 

그 준비 중에 나는 오늘 포함 총 4곳의 면접을 봤다. 







가장 가고싶은 곳, 내가 진심으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곳을 가고 싶어서, 

중간 중간에 연락온 합격 문자에도 그 곳을 가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이 고대하고 고대하던 '가장 가고 싶은 곳'의 면접이었다. 







그렇게 15분 전에 도착해 면접장소에 도착해 면접을 기다렸다. 

크게 나에 대한 질문, 이곳 회사에 대한 질문, 포지션에 대한 질문으로 나뉘어졌다.







면접을 보고 이런 싱숭생숭한 감정이 든 건 처음이다. 

감정의 이유를 알수없고 복잡한 감정인 것만 안다. 








정말 생산성 하나로 똘똘 뭉친 조직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였을까?

여기에 다니면 그것만큼은 정말 정열을 쏟아내며 할수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들었다. 

나를 뽑아줄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스타트업 면접인데, 이렇게 나의 행동이유와 목적과 구체적인 방법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면접은 처음봤다. 서면인터뷰 합격 후 면접 안내를 받을 때, 면접시간이 약 1시간 소요된다는 것을 보았다. 








1시간이라고 정확하게 명명한 것을 보고 조금 의아하기도 하면서, 무슨 질문을 얼마나 하길래 면접을 1시간이나 볼까 했다. 











 자신의 결핍은 무엇인가요?






"무엇이 지금 결핍인가요?"






면접관은 면접을 이어가다가 면접이 진행된 지 40분 쯤, 면접관은 나에게 이것을 물었다. 

'지금 결핍이 무엇인가요?'





무엇이 지금 결핍인지.

이런 질문을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놀랐다. 






그러면서 나는 대답했다. 

"진심으로 쏟아내며 생산성있는 조직에서 저의 강점 역량들을 발휘해내고 싶은 역량 입니다."






이 질문에 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과 원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단번에 알아챌수있었다.

이 조직은 열정과 내적동기가 충분한 사람을 원한다. 그 동기만이 스스로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될 때까지 해내게 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적동기의 열망이 얼마나있는 사람인지를 묻는 질문에 '당신의 결핍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탁월했다. 지원자의 강한 열망의 원천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시간 동의 면접질문은 '알참'으로 가득찼다. 단 1분도 낭비되지 않게, 허투로 보내지 않았다. 

회사의 비전과 회사에 대해 알고왔는지와 나에 대한 심층적이며 단계적인 질문들을 이 회사는 해왔다. 













면접질문을 들으면 조직의 특성을 안다.






그러기에 면접질문은 내가 조직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나는 면접은 쌍방평가라고 생각한다. 

회사도 나를 평가하는 자리이지만, 나도 회사를 평가할수있는 자리이다. 

내가 회사에 나의 인상을 심어주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나도 회사의 인상을 적나라하게 볼수있는 자리이다. 

그러기에 나는 면접의 환경, 면접의 분위기와 더불어 특히 면접의 질문들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이 질문들을 나에게 하는 목적과 의도를 추측함으로써, 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비전, 철학, 가치관이 보인다.

보통 면접관은 회사 대표의 관점이 투영된 사람이다. 회사에서 면접을 할 때에 보통은 해야하는 질문들의 매뉴얼들이 있다. 그 방침과 지침대로 질문들을 하는 것이 보통이기에, 면접관의 질문은 회사를 나타내는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보통 평소에 나에 대해 알아가려고 묻는 노력도 없는 형식적이거나 피상적인 질문을 하는 조직을 보면, 형식적이고 절차적이며 로봇같은 조직이라고 느꼈었다. 그래서 들어가보면, 아니나 다를까 원칙적이고, 매뉴얼 적이며, 보수적이면서 절차 중심적인 업무들이 수두룩하다. 이 업무의 명확한 이유와 목적보다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해' 라는 것이 조직문화에 팽배히 자리잡고있다. 






반대로 '조직의 핏(fit)'이 맞는지만 보려는 조직도 있다. 우리 조직에서 우리가 시키는 일들을 잘 해낼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점검하기 위한 질문들을 통해 말이다. 






이는 우리 조직의 업무특성에 이 지원자가 얼마나 들어맞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도배된다.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며, 우리 회사가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결국에 지원자는 스스로 '여기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입니다'라는 최면을 하고, 나에 대한 어필을 해야한다. 

그 어필을 하게 만드는 면접질문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묻는 이 회사의 면접질문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너이니, 우리가 너에 대해서 알아볼게' 라는 마음으로 질문들이 이어진다. 

물론 질문들 중에는 '조직의 핏(fit)'을 알아보는 질문들이 있다. 그러나, 이 질문들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질문이 끝나가는 하위 쯤에야 나온다. 우선순위가 낮은 편인 것이다. 






일단 너에 대해서 알아보는 심층적인 문답을 통해, 어느 정도 '조직의 핏(fit)'이 맞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기에, 그런 것 같았다. 





단적인 예로, 이 회사는 면접질문들 중에 내가 장점과, 강점, 약점, 단점을 묻는 질문도, 형식적인 자기소개 요청질문도 없었다. 그것보단 나의 일대기를 돌아보며, 하나하나 무슨 생각으로 이것을 결정했고, 무슨 이유와 근거로 했는지의 상세한 설명들을 듣고 싶어한다. 이러한 나의 설명에서 나에 대한 장점, 강점, 단점 등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내가 본 면접이 이 회사에서 추구하는 인재상과의 거리가 가까웠는지, 멀었는지는 알수없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의 면접은 인상적이었으며, 내가 느낀 결론은 '이런 조직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다'와, '역시 스타트업에서 이런 회사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구나'였다. 스타트업이란 기존 업계의 변혁과 혁신을 이루기 위해 탄생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 조직의 존재이유가 '혁신'이기에, 혁신이 없는 도전을 해나갈 명분도 이유도 없다. 











면접질문이 달랐던 이 회사, 면접장소도. 






내가 이 회사를 처음 방문했을 때, 휴게실을 둘러보고 느낀 점은 

피트니스 업계의 배달의 민족 같다는 것이었다. 

배달의민족의 십계명 원칙들이 나와있었다. 문구의 폰트들도 배달의 민족 폰트체와 유사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문구는 '되게 한다'였다. 

될때까지 한다. 의 문구는 정답이 나와있지 않은 피트니스 업계의 혁신이라는 도전의 강행에서 불가피하게 따라올수없는 난관과 답답함, 수도없는 장애물과 변수를 이 회사는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었다. 












질문 있나요?





나는 첫 인상, 촉을 믿는다. 

생각보다 이런 촉들은 틀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조직에 딱 들어갔을 때의 첫 느낌, 직원들의 차림새와 표정, 

조직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조직문화)는 보통 들어맞는다. 

무언가 냉정하고 쎄한 조직을 받으면, 들어와서 일해보면 왜 그런지 알게된다.





그렇게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는 나의 촉을 믿게됐다. 

그래서 나는 회사의 들어가기 전 필수적으로 묻게되는 질문들이 있다. 





회사에 소속된 개개인에 집중하게 되는 것. 

여기에 들어온 한 개인이 무엇때문에 이 곳에 들어왔고, 무엇이 가장 좋은 지, 무엇이 가장 어려운지를 묻는다. 이러한 질문들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이 조직에서 겪은 개인 업무들을 하나의 필름처럼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추린다. 무엇이 가장 좋았었고, 무엇이 가장 어려웠는지를. 





이 조직의 한 개인이 이 곳에 왜 들어오기를 선택했는지는 '동기와 계기'를 살피게 한다. 

그리고 이 조직에서 일하면서 얻은 가장 좋은 점과 가장 어려운 점은 내가 이 조직에 소속되게 된다면, 내가 겪게될 좋은 점과 어려움 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면 이 조직에서의 만족적인 요소와 조직에서의 겪게될 난관적인 요소를 알수있다. 





그래서 나는 이 점을 여쭈었다. 

이렇게 질문했다. 





"질문있나요?"





"네, 있습니다."

"OOO님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 회사에 오게되신 이유와 이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좋은 점과 가장 어려운 점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 답변을 통해 나는 이 조직에 큰 특성에 대해 추측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느낀 사실은 어쩌면 이 회사는 회사의 웹사이트에서의 '글'이 실제로도 조직에서의 '행동'으로도 일치된 '언행일치' 기업일수 있겠다는 사실이었다. 






사회를 경험하면서, 홈페이지에 번지르르한 비전과 미션과 철학, 가치관을 써놓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기업들을 경험하면서, '실망'과 '충격'이 컸다. 

어떻게 지키지 못할 말들을 '뻔뻔하게 쓸 수 있는걸까' 하는 문화충격도 받았었다.

그 간 특히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기업들도 그런 기업이 있었다. 






나는 그런 조직에는 이제 진절머리 났기에, 그렇지 않은 대한민국의 10%의 조직에 들어가고 싶어졌다.

한때 서비스기획자로 근무하던 시절, 기획팀장님이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모든 기업이 이렇지 않아, 그렇지 않은 10%의 기업은 반드시 있고 그 기업들을 너도 꼭 경험해봤으면 좋겠어. 그로 인해 업무의 능률과 생산적인 분위기에서의 일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거야. 그리고 그런 경험이 너의 인생에서도 소중한 경험이 될거야. 그런 조직에선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어서, 그렇게 회사도 성장해나갈테고."

작가의 이전글 나에 대한 글을 한달 동안 매일 쓰니 변한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