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제거다

선택은 늘릴 수 있지만, 에너지는 늘지 않는다

by 더트

전략을 세웠는데, 할 일이 더 많아집니다.

방향은 분명한데, 시간이 부족하고 자원은 분산됩니다. 계획은 멋졌는데, 실행은 지지부진합니다.
그럴 땐 이렇게 질문해봐야 합니다.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하지 않기로 했는지.



선택은 늘릴 수 있지만, 에너지는 늘지 않는다


전략을 선택이라고 생각하면 자꾸 덧붙이게 됩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좋고, 이건 나중에 필요할 것 같고.
하지만 우리의 시간, 에너지, 자원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선택이 늘어나면 결국 충돌이 생기고, 흐름은 끊어집니다.
전략은 선택의 기술이 아니라 제거의 기술입니다.

무엇을 하지 않기로 했는지를 정하지 않으면 전략은 방향을 잃습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전략 실패는 실행 과부하로 인해 발생합니다.

전략을 수립한 순간보다 그 전략을 '진짜 하려는 순간'에야 비로소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겹치고 과도한지 드러납니다.
이때 필요한 건 새로운 의욕이 아니라 냉정한 삭제입니다. “이 중 하나만 남긴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전략은 처음으로 현실의 무게를 갖기 시작합니다.



제거가 있어야 전략은 선명해진다


좋은 전략은 선명합니다.

그리고 선명하다는 건 단호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 시장만 집중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새로운 기능은 개발하지 않는다.”

“이번 분기엔 실험보다 반복을 우선시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전략은 명확하고, 실행 가능하며, 피로를 줄입니다.

무엇을 안 하는지가 정해졌을 때, 무엇을 하는지도 살아납니다.
우리가 말하는 '선택'이 전략이 되려면 선택한 것 외의 수많은 것들을 의식적으로 제외했다는 증거가 필요합니다. 선택보다 제거가 어렵고, 제거보다 유지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지 가능한 전략은 항상 제거에서 출발합니다.


선명하지 못한 전략 루프 예시:

[선택 증가] → [우선순위 충돌] → [집중력 분산] → [성과 저하]→ 반복 → [피로 누적] → [전략 무력화]



“하지 않음”의 목록이 전략의 본질이다


전략을 세웠다면 그 전략에는 반드시 ‘제외 목록’이 있어야 합니다.
• 이번 전략에서 ‘보류할 일’ 3가지
• 실험하지 않을 아이템
• 미루는 대신 무시할 일들
이렇게 ‘하지 않음’을 정리하는 순간, 전략은 방향이 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은 나와 팀의 집중을 지켜주는 의사결정의 틀이 됩니다.
선택보다 제거가 먼저일 때 전략은 단단해집니다.

왜냐하면 시스템은 원래 복잡한 게 아니라 관리하지 않으면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입니다.

복잡해지는 걸 막는 게 바로 전략이니까요.
전략이란 결국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을 남기는 작업입니다.

선택의 유혹에서 빠져나와 제거로 수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략은 방향을 넘어 구조가 됩니다.


※ 전략 설계 시, 다음 두 가지를 먼저 점검해 보세요:
• 이 전략에서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항목 중 실제로 꼭 필요한 건 무엇인가요?
• 지금 제거해도 될 항목은 무엇이며, 다시 붙이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전략은 설계가 아니라, 제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일이 어그러질 징후는 말보다 리듬에 있다

어떤 일은 말을 꺼내기 전부터 이상합니다.

서로 다른 리듬이 겹치고, 흐름이 틀어지고, 낯선 공기가 감돕니다.

다음 편에서는 리스크는 언제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지,

그리고 그 흐트러진 리듬을 어떻게 감지하고 설계할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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