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부피를 늘려주는 것은 행복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가 그토록 피하려 애쓰는 불행
<모순> 양귀자, 쓰다 p229
세상의 숨겨진 진실들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그것은 마치 평생 똑같은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식이요법 환자의 불행과 같은 것일 수 있었다.
<모순> 양귀자, 쓰다 p227
한문장 한문장이 보석같은 '양귀자의 모순'을 읽다가 씩 웃었다. 얄팍하기 그지 없던 내 인생이 떠올라서.
소소한 불행은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별 것 아니었고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암진단 전까지는..
암투병후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내 인생은 뭔가 달라졌다. '지금의 나'는 '이전의 나'가 아닌 것이다. 세상의 숨겨진 진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일까? 그렇다. 내 인생의 부피는 확실히 늘어났다.
그래도, 그 불행을 겪어야만 했을까?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그대로 '이전의 나' 이겠지..
이것이 바로 인생의 묘미, '모순' 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