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고 싶은 사적 영역
사랑을 쓰자니 너무 쉽게 읽히는 글이 써졌다. 덜 잘 읽히게 써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그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 아니었다. 사랑은 단 한 번의 닫음과 충돌 없이 한 획에 읽힌다. 어느새 스며 굽이쳐 안긴다. 사랑. 발음부터 사랑인 것을.
네가 사랑이었음을 인지하는 것에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 그러했다. 그것을 괜히 어렵게 꼬고 돌려 표현할수록 사랑은 사랑이 아니게 된다.
나더러 글도 사랑도 밀고 당기는 것에 무능하다고 했다. 네게 사랑은 밀고 당겨야 하는 것이라 글도 그렇게 쓰는 것이었겠지. 나는 사랑을 한 획에 안아 글도 대놓고 사랑이라 쓸 수밖에 없음을 이제야 인지한다.
애초 사랑에 대한 정의가 달랐기에 사랑도 글도 달랐던 것 아닐까, 너랑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