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억은
계절과 계절사이의 성긴 틈 사이로 빠져나오기도 하고
해거름 바람에 실려오는 장작 타는 냄새를 따라오기도 하고
잊고 있던 곡 하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함께 새어 나오기도 하지
오후 5시 반의 노을이 물가를 적시면
산 그늘은 무겁게 가라앉고
가을 오후의 햇살이 억새 사이로 아스러지면
눈가에 맺힌 설움 두어 방울 황급히 훔치고
등을 돌려 어둑해지는 동쪽 하늘을 향해 고요히 걸음을 옮긴다
지금 머물러 있는 나와 앞으로 떠날 내가 마주하는 낯선 삶의 단편(斷片)을 기록합니다. 짠한 엄마의 두 아이와 5개국 한 달 살기 여행에세이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