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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녀 May 02. 2023

며칠이 지났다

며칠 간 명상도 연애관찰기도 쓰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쉽게 끊어지고 무너지는 인간이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곧 그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넌 참 호들갑이 심한 것 같아.


친구가 그랬다. 동의한다. 기쁨 호들갑도 슬픔의 호들갑도 심한 편이다. 아무리 명상을 해도 여전히 호들갑을 떤다. 내가 느끼는 것들이 보편적인 감정이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보통의 갈등과 사건들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인지하지 못한 채 호들갑을 떤다. 난 이제 어떡하지?! 라고.


결국 모든 것은 잘 해결되었다. 인생을 돌아보면 언제나 그래왔다. 그럼에도 매번 까맣게 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왜일까. 그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은 사실 나에게도 잘못이 있었고, 어쩌면 내가 먼저 갈등을 자초한 일이기도 했다. 싸우면 화해를 하면 되는 거고 그만둔 명상은 다시 하면 된다는 간단한 원리조차 잊은 채 '나는 이제 어떡하지?' 이불 속에서 울고만 있었다.


한참 호들갑을 떨고나면 상당히 머쓱해진다. 그렇게 머쓱한 채로 하루를 시작해본다. 그러면 친구는 또 이렇게 말해준다. 괜찮아, 그게 너의 귀여움이야.


친구가 있어서 정말정말 다행이다. 내가 막 죽고 싶다고 했을 때 친구가 말했다.

 "안돼. 너가 힘들 때 내가 옆에서 말해줬듯이, 내가 힘들 때 너도 내 옆에서 말해줘야지."

친구가 힘들 때 옆에 있어주기 위해서라도 함부로 죽겠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겠다. 고마워 칭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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