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헤어지고 나서 힘든 마음을 달래러 엄마 집에 갔다.
연락도 없이.
늦은 시간에 꾸역꾸역 엄마밥을 먹는 나를 보면서
엄마가 내 기분이 여전히 쓸쓸한지 물었다.
“인생 다 혼자 사는거야 엄마”
괜찮은 척 했지만
나는 아직 괜찮지가 않다.
엄마집에 내려오는 내내
내 마음을, 진심을 스스로 살피면서
삐죽 웃음도 나고
울컥 울음도 났는데…
확실히 나는 지금 괜찮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하나는, 머리로는 확실히 알고 있다.
떠난 사람과 지난 시간을 붙잡고 있을 수는 없다는걸.
내 인생을 앞으로 잘 살아내야 되는 것을.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어차피 개연성은 없는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