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0

내 마음이 '사람이 아닌 것'에 닮은 부분은 무엇인가?

by 전세화

내 마음은

수정 구슬과 닮아 있다.


투명한 표면 안으로

오늘의 내가 그대로 비친다.


색은 서로 넘지 않고,

형체는 손끝에도 휘지 않고,

크기는 공기에 밀리지 않는다.


너무나 투명해

그 속의 먼지 하나까지

눈에 들어온다.


발이 멈추고,

고개가 돌아간다.


시선의 끝에

기어코

투명함이 닿는다.


눈을 피하려 해도

시선은

투명한 안쪽으로 미끄러진다.


한동안

구슬은 검은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안쪽이 보이지 않을 만큼

짙게,

모든 빛을 삼킨 채.


어느 순간부터

시선은

그 옆을 지나쳤다.

반사된 빛은

눈에 닿지 못했다.


눈앞을 앞질러 남아 있던 잔상.

그 속은

모든 빛을 흡수하고 있었다.


그 안이

완전한 어둠이었는지,


뿌연 안개였는지,


아니면

모든 색이

섞여 있었는지.


눈은

그 속으로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


다시

구슬이 떠올랐을 때,

기억 속에 검게 남아 있던

그 모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심장이 먼저 반응한 것은

투명함이었다.


시선이 끝내 놓지 못한 것도

투명함이었다.


그 속을 떠다니는 먼지가

내일도 보이기를.


옮기던 발걸음을 멈추고,

눈 속에 모습이 새겨지고,

시선이 온기를 잃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바라보기를.



2025.11.29.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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