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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밤 May 13. 2024

독일엔 아프리카가 있다

"아프리카는 어디에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상식적인 답변은 이러하다.

"아프리카 대륙은 지중해와 인도양을 끼고 있고 속한 나라로는 가나,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하지만 독일을 알고, 독일에 사신다면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아프리카는 독일 브란덴부르크 주에 있습니다."


농담이 아니다. 독일엔 정말 아프리카가 있다. 




베를린에서 차로 약 1시간 반 떨어진 브란덴부르크 주의 필레트-슈테겔리츠(Flieth-Stegelitz) 자치구에 위치한 장소의 지명은 '아프리카'이다. 대륙 아프리카의 철자와 똑같다. 


(출처=구글맵)


이처럼 독일에는 기괴하거나 웃긴 지명들이 꽤 많다. 무심코 부르고 있지만 의미를 가진 단어로 보면 도대체 왜 저런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곳들도 있다. 


- 헤센 주의 Darmstadt 다름슈타트: 대장(창자) 도시

- 헤센 주의 Linsengericht 린젠게리히트: 렌틸콩요리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Spinnenhirn 슈핀넨히른: 거미뇌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Süßen쥐쎈, Kuchen 쿠흔: 단것들 그리고 케이크 (심지어 두 동네가 붙어있다)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Müllheim 뮐하임: 쓰레기집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Killer 킬러

- 바에이른 주의 Hölle 횔레: 지옥

- 작센-안할트 주의 Hundeluft 훈데루프트: 강아지 공기 (강아지 공기는 무슨 냄새일까)

- 니더작센 주의 Ekel 에켈: 역겨운


Hallo, ich wohne in Hölle. Und du?
안녕, 나는 지옥에 살아. 너는?
Ich wohne in Kuchen. 
나는 케이크에 살아.




물론 지명이나 사람 이름은 어휘가 아니라 그저 '고유명사'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독일인을 만날 때 혹은 독일 여행을 다닐 때 현웃(현실웃음) 터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Guten Tag, mein Name ist Barfuß und ich komme aus Hundeluft.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맨발이고요 강아지 공기 출신입니다.



이처럼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지명이 생긴 이유는 지명을 붙일 당시 어떤 연유가 있었거나(예를 들어 당시 그 지역에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많이 산다던가), 혹은 옛 고지 독일어가 현대 독어로 변화하면서 의도치 않은 의미를 가지게 된 경우들이다.


실제로 단어의 의미나 쓰임이 너무 강하면 지명을 변경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오스트리아에 있는 Fucking(푸킹)이란 마을은 지속적으로 사람들과 미디어의 개그소재로 활용되어 결국 Fugging(푸깅)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제목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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