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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석 Nov 16. 2023

도루묵 그물 따기

아이들 삶


11월 말일경부터 아야진항은  도루묵이 한창이다.  통합교과 겨울에는 겨울에 나는 물고기에 대해서 배웠다. 도루묵, 양미리, 도치가 이때쯤 많이 나오는 생선이다.  도루묵을 잡기 위해서 어부는 몇 시에 일어나서 바다로 나가는지,  바다에서 얼마나 멀리 나가서 도루묵을 잡는지, 몇 시에 항구에 들어오고 잡은 도루묵을 어떻게 파는지 등에 대해서 배웠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사실 잘 모른다. 배가 들어올 때쯤에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올 때쯤 도루묵을 그물에 따는 것들은 보아 왔을 것이다. 우리 반 **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는 새벽 4시에 배를 타고 그물을 건져 6시 30분에서 7시쯤 항구로 돌아온다. 행정사 선생님이기도 한 ** 어머니께 특별히 부탁을 드려 도루묵을 그물에서 따는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더니 ** 외할아버지께서 흔쾌히 그물 한닥을 내주셨다. 선생님들께 전교생이 나가서 체험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여 46명 전원이 나가 도루묵 따기 특별 체험행사를 가졌다. 도루묵도 구워 먹으라고 불도 지펴 주셨다.     


** 외할아버지는 도루묵을 어떻게 그물에서 따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는데 그 손놀림에 깜짝 놀란다.      

 " 먼저 입에 있는 그물을 벗겨내고 그리고 주둥이를 잡아 손으로 밑으로 쓱쓱 쓸어내리면 도루묵이 잘 빠져요."     


순식간에 3마리가 홀라당 그물에서 벗겨졌다. 2시간 동안 그물 한닥을 다 벗겨냈다. 잡은 도루묵을 가지고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다음날  도루묵을 그물에서 따는 것을 주기 집중 공책에다 그림으로 그렸다.  본 것, 어려웠던 점, 냄새 등 개인적으로 체험했던 내용들을 이야기하였고 어부 박사(나는 박사라고 아이들한테 말했다)님의 손놀림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도루묵은 어떻게 물속에서 다니는지 들을 좀 더 보충 설명도 해 주었다. 수채화로 바다와 물고기도 그렸다.       

 

" 어부 아저씨는 새벽 4시에 바다에 나가 도루묵이 걸린 그물을 걷어 항구로 돌아온다. 먼저 입에 걸린 그물을 벗겨내고 주둥이를 잡고 밑으로 손을 쓸어내리면 도루묵이 그물에서 빠진다. 주의할 점은 아가미 가시에 찔리지 않게 하고 알이 터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벗겨낸다"     


라고 공책에  적었다.         


아이들은 이 지역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들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왔는지를 알아야 하고 잡은 도루묵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부모의 삶이 아이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물에서 빼낸 도루묵으로 아이들은 도루묵 구이를 먹었다, 찌개를 먹었다며 아침 수업 들어가기 전 이야기 시간에 있었던 일을 말한다.  한동안 도루묵 이야기만 했다. 아이들 내면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음에 틀림없다.

그물에서 도루묵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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