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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석 Nov 19. 2023

우리 자체가 자연입니다.

겨울장미 만들다

 설송나무 열매로 겨울 장미를 만들어 보았어요. 개잎갈나무, 히말리아시다라고 하는데 저는 설송나무라고 말합니다. 눈이 설송나무 가지에 쌓이면 마치 히말리아 산맥에 하얀 눈이 덮인 것처럼 보여 히말리아시다라고 하지 않았을까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설송나무 열매가 떨어지면 얇은 껍질은 떨어져 나가고 꽃모양의 열매만 남습니다. 열매 뒤에 작은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에다 은행나무 가지를 주워 목공풀을 조금 넣어 준 다음 꽂아주면 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장미꽃 같다고 말합니다. 정말 생김새도 장미꽃 같아 보입니다.  다른 나뭇가지도 써 보았는데 은행나무 가지로 하는 게 제일 예쁘더라고요. 설송나무 열매는 진갈색으로 어두운데 은행나무 가지는 밝은 색으로 밝고 어두움이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 보기가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직접 만든 연필꽂이 그릇에 우리가 만든 열매로 장식하자 하니 좋다고 합니다. 자기가 만든 물건이 여러 사람들의 아름다움에 쓰인다는 것을 알게 해 주기 위해 봄, 여름, 가을에는 자연의 식물들을 꽂아 장식하고 겨울에는 떨어져 있는 설송나무 열매를 주워다 겨울장미를 만들어 꽂아 놓았습니다. 돌도 함께 주변 장식을 아름답게 했습니다. 


 학년 교실 복도마다, 우리 교실에다 겨울장미를 아이들과 만들어 꽂아 놓으니 분위기 좋고 아름답다며 모두 좋아합니다. 많이 만들어 집에다 꽃병에도 꽂아 넣으라 하니 부모님들도 좋아합니다.   


 아침 일찍 와 설송나무 열매를 많이 주워다 놓았더니 예쁘다며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학부모 교육에도 사용도 하기도 하였습니다. 1, 4, 5학년 아이들도 관심을 보이며 자기들도 겨울장미 만든다며  설송나무 열매를 다 주워 가버리더군요. 


 교사가 자연을 관심 있게 바라보면 아이들도 자연에 더 가깝게 다가갑니다. 우리 자체가 자연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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