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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쏭 Oct 18. 2023

조종사는 KTX 타고 PUS로~

기차 타고 가는 조종사

오늘같이 날씨의 변화가 많고, 악천후에는 누구보다 가장 고생 많은 사람들은 하늘에 혹은 공항 램프에 주기되어 있는 항공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조종사들이다.


하지만 우리들 못지않게 아니, 우리보다 더 많은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항공기 점검을 위해 램프에서 작업하시는 정비사분들..

비를 쫄딱 맞고 항공기를 유도하는 지상 조업사 직원들..


항공사 통제실에서 변화무쌍한 기상만큼이나 시시각각 변해야 하는 스케줄을 조율하고 작성하는 스케줄러..


이 모든 상황을 종합 통제하고 조율하는 운항 통제실 직원.


오늘 같은 날을 예로 든다면, 스케줄이 변경되면 승객들에게 변경된 스케줄을 통보~

각 공항에서 출발할 수 있는 제한된 항공기와 이 항공기를 각 공항에서 필요한 공항으로 포지션 비행(페리 플라잇) 계획~

항공기와 함께 운항 승무원들과 객실 승무원들의 제한된 근무 시간에 따른 이동 및 재배치.. 혹은 스탠바이 조종사 호출…

항공기가 이동 불가이기에 인원 육로 이동 계획..

(오늘 내가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KTX를 타는 스케줄임)

등등..

이루 다 언급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하고 협조하고 고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회사에서 오는 전화 잘 받을 수 있게 볼륨 켜놓고, 컨디션 관리 잘하고, 집 근처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군에서 비상대기 근무랑 감찰실장 할 때 항상 TRS 들고 주말에도 장교 목욕탕조차도 다녔던 일이 생각나네요~)

참고로 오늘만 스케줄이 3번 변경됨…


회사 스케줄러에게 전화 오면 고생 많으시다는 인사와 스케줄에 관해 너무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짧게 통화하는 것…(나중에 스케줄 앱과 이메일로 관련 사항에 대해 인포를 기다리면 조금 늦지만 확인 가능하기에..)


칵핏에선 나와 컨택하는 지상 조업사 직원과 정비사분들에게 먼저 고생하신다고 인사하고 대화의 끝에는 감사하다는 말로 마무리하는 것…


아무리 시간에 쫓기는 급한 상황이라도 급하게 서두르는 모습을 내 주변(부기장, 객실 승무원 등)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

(솔직히 내 마음속은 벌써 목적지에 가 있을 때가 많지만, 그렇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게 쉽지 않다…ㅜㅜ)


좋지 않은 날씨에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고생과 노력의 결실로 수많은 승객이 가족에게,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내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감사한 것 추가~

어린이날인 오늘~낮 스케줄이 최종 변경되어, 가족들과 잠시나마 같이 시간을 보내고 KTX를 타러 서울역으로 가는 광역버스에 몸을 싣는다~


ref. 스케줄러가 하도 바쁘다 보니 스케줄 조정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스케줄을 보내왔네요~ KTX 타고 제주 가는 스케줄 ㅜㅜ


ref. 기차 타면 계란과 사이다지만(사실 저희 세대는 아닙니다~^^;;) 같이 내려가는 동료들을 위해 호두과자 몇 봉 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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