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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섭 Oct 02. 2024

정규형과 전개형 바꿔 표현하기

청소년을 위한 게임이론 제1장 7

※ 맨 뒤에 요약이 있습니다.


┃정규형과 전개형은 바꿔 표현할 수 있다


앞에서 우리는 게임을 정규형으로 표현하는 것과 전개형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정규형은 홀짝게임에서 본 것처럼 게임을 행렬로 이뤄진 표, 즉 매트릭스로 표현한 것입니다. 전개형은 현대자동차와 삼성자동차의 진입게임에서 본 것처럼 게임을 화살표가 있는 트리 형태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게임은 전개형으로 표현할 수도, 정규형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즉 순차게임도 정규형으로 나타낼 수 있고 동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전개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홀짝게임은 전개형으로, 자동차 진입게임은 정규형으로 나타내 보기로 하겠습니다. 


홀짝게임 보수표

           

그림 1.4는 홀짝게임에서 본 그림 1.2를 다시 불러온 그림입니다. 정규형으로 나타낸 홀짝게임입니다. 이것을 전개형으로 바꿔 그리면 그림 1.5가 됩니다. 그림의 왼쪽부터 순서대로 읽으면 됩니다. A가 먼저 쥡니다. ‘홀’ 아니면 ‘짝’이겠지요. 그리고 B가 부릅니다. 이 역시 ‘홀’ 아니면 ‘짝’입니다. 그림이 이해가 되시나요?


홀짝게임을 전개형으로 나타낸 그림. 가운데 큰 원 B를 '정보집합'이라고 부른다.


이 그림은 약간의 설명이 필요합니다. 자동차 진입게임에서는 삼성자동차가 진입할지 포기할지를 현대자동차가 미리 알고 행동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홀짝게임의 경우에는 A가 홀을 쥐었는지 짝을 쥐었는지 B는 모르는 상태에서 홀이나 짝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홀짝게임은 동시게임이 된다는 이야기 했었죠. 그런데 B가 A의 선택이 뭔지를 모른다는 사실을 이 게임트리에서 표시할 방법, 즉 동시 게임을 전개형으로 표시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그림 1.5에서 보는 것처럼 B 마디를 하나의 큰 원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책에 따라서는 두 개의 원을 그리고 이를 점선으로 잇는 방법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보집합


이처럼, A가 쥔 홀과 짝으로 갈라진 두 개의 원이 있어야 할 자리에 큰 원 하나만 그림으로써 A가 뭘 쥐었는지를 B가 모른다는 사실을 나타냅니다. 만약 A가 쥔 것이 홀인지 짝인지를 B가 안다면 큰 원이 들어갈 자리에 홀과 짝 각각에 대해 작은 원을 그려 넣어야 할 겁니다. 그러나 그림 1.5에서처럼 하나의 큰 원을 그림으로써 A가 홀을 쥐었는지 짝을 쥐었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렇게 표시한 큰 원을 ‘정보집합(information set)’이라고 부릅니다. 정보집합은 A의 선택이 뭔지를 B가 모른다는 것을 표시합니다. 정보집합으로 표시된 게임은 동시게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규형을 전개형으로 바꿀 때의 보수쌍


이제 그림 1.5의 보수쌍이 어떻게 정해진 것인지를 봅시다. 맨 위의 화살표를 따라가 보세요. A가 홀을 쥐었을 때 B가 홀을 부른 (홀, 홀) 전략조합은 그림 1.4에서 ①의 경우입니다. 이 자리는 그림 1.5로도 ①의 자리입니다. A가 쥔 홀을 B가 맞췄으니 A는 100을 잃고 B는 100을 딴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지요. 보수는 둘 다 (-100, 100)으로 동일합니다. 전개형에서도 보수쌍의 앞의 수는 먼저 결정하는 A의 보수, 뒤의 수는 나중에 결정하는 B의 보수입니다. A가 홀을 잡았는데 B가 짝을 선택하는 (홀, 짝) 전략조합은 그림 1.4에서 ②의 경우입니다. 이는 그림 1.5에서는 ②의 경우와 같습니다. B가 틀렸으니 A는 따고 B는 잃는 보수쌍 (100,-100)이 됩니다.


나머지도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이제 A가 짝을 쥔 경우를 봅시다. 그림 1.5에서는 A에서 출발해서 아래로 향하는 화살표입니다. 이제 B가 홀을 부르면 B가 틀린 것이니 A가 따고 B는 잃습니다. 보수는 그림 1.4에서도 2.5에서도 ③(100,-100)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A가 짝을 쥐었는데 B가 짝을 부르면 A는 잃고 B는 땁니다. 즉 ④(-100,100)이 됩니다.



┃전개형을 정규형으로 바꿔보자


전개형을 정규형으로 바꾸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그림 1.3의 전개형을 정규형으로 바꾸면 그림 1.6처럼 됩니다. ①, ②, ③의 위치는 서로 동일합니다. 스스로 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삼성이 진입을 포기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현대자동차가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대안 모두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둘 다 (0, 10)의 보수쌍을 갖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어색하긴 합니다.


자동차시장 진입게임(전개형)을 정규형으로 나타낸 그림


이상의 설명을 통해 우리는 전개형과 정규형은 그 형태만 다를 뿐 얼마든지 동일한 내용을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전개형에서의 균형과 정규형에서의 균형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전개형은 순차게임이지만 정규형은 동시게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입니다. 이 문제는 전개형의 균형을 찾는 과정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아직 게임이론의 기초를 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이론이 균형을 찾는 이론이라는 것만 이야기했지, 정작 무엇이 균형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도 뻥긋하지 않았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요약

정규형 게임과 전개형 게임은 서로 바꿔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동시게임은 정규형으로, 순차게임은 전개형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일 뿐, 모든 게임은 정규형으로도, 전개형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게임인 홀짝게임을 전개형으로 표현할 때는 A가 홀을 쥐었는지 짝을 쥐었는지 B가 모르기 때문에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B를 표현하는 마디를 큰 원으로 나타냅니다. 이렇게 표현한 원을 '정보집합'이라고 합니다. 이는 A의 전략을 B가 모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개형을 정규형으로 바꾸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다만 순차게임인 전개형을 정규형으로 표현한 경우 균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는 큰 문제가 되는 것으로 조심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전개형의 균형을 찾는 과정에 자세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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