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감사해야 할 사람이 있다. 평소에는 잘 모를 수 있다. 왜냐하면 불편함도 감사함도 느낄 수 없을 만큼 곁을 조용히 지키고 있으니까. 함께 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의식하지 못한다.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이다. 빈자리가 나고 보면 그 빈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비로서 실감하게 된다.
회사에서 하루를 온전히 버티고 있는 것은 고단한 일이다. 매일을 가정에서 버티고 있는 것 역시 고단한 일이다.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간사하다. 아무리 감사한 일도 일상화되면 당연하게 여긴다.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호의가 오래되면 권리가 된다고 했다. 고마움 또한 오래되면 권리가 된다. 헌신적인 아내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
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한다. 나보다 더 나를 염려하고 아파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도 자신만 생각한다. 아픈 것조차 이기적인 형태를 보인다. 그러면 고마운 사람이 보일 리 없다. 혼자 살아가기 힘든 게 인생길이다. 쓰러질 것 같을 때 지지해 주고 아파할 때 위로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용기와 희망을 주고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험난한 과정을 겪고 나면 고마운 사람이 보인다. 곁에서 항상 나를 지지해 주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경은 예민해지고 감성은 풍부 해진다. 무뎌질 줄 알았던 감정이 풍성해지는 것은 역설적이다.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느낀다. 섬세하게 분리되어 다가오는 자극으로 인해 당황스럽다.”
구름 한 점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살랑거리는 바람에도 마음이 쓸려 간다. 화 나는 일에도 초연해지고 작은 즐거움에도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도 익숙한 여유가 있다. 반갑게 즐기고 아쉽지만 절제가 있다. 편안한 대인 관계에 스스로 놀란다. 편하지 않았던 인간과의 관계 맺기다.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러워졌는지 알 수가 없다.
뻔뻔함조차 미덕처럼 느껴진다. 감정의 자유를 통해 육체도 자유를 얻었다. 제대로 감사하지 못하던 것에 감사의 마음도 갖게 되었다. 진작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더라면 더 행복했을 것을 안타깝게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늦게 라도 알게 되고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찾아온 행운이고 기쁨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질수록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특별 해진다. 특별한 사람에게 오늘도 감사를 드린다.
부지런한 아내의 손놀림이 아니었더라면
우리 가족이 이렇게 깨끗한 집에서 살지 못했을 것이다.
정성 가득한 아내의 준비가 아니라면
가족은 맛있는 식사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쉬지 않는 아내의 잔소리가 아니었더라면
우리 아이들이 반듯하게 자라지 못했을 것이고
나 역시 좋은 아빠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가 아니었더라면
지금 느끼는 이 행복이 꿈속에만 머물러 있고
현실이 되어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