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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최 Nov 15. 2023

맛갈라의 현실밥상 9

밥톳떡국떡스프

며칠 전 마산시장에서

멸치에 청춘을 건 청년에게서 밥톳도 샀다.

청춘건어물 임종윤 대표

밥 지을 때 한 숟가락씩 넣으면 좋단다.


날도 추운데 환기 잘 안되는 자취방에서

밥에 반찬까지 먹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밥과 밥찬 냄새까지 일터에 동행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래서 매일 먹어도 안 질리는 떡국을 끓이기로 했다.


요즘 정말 귀하다는 다시 멸치를 충분히 끊인 다음,

멸치만 국자로 들어낸다.


밥톳을 원하는 만큼 넣고 끓인다.

끓는 밥톳의 바다냄새 또한 일품이다.

비릿한 갯내가 아닌 정제된 갯내다.


바다미역 내음이 아찔했다면

끓는 밥톳 내음은 한산도를 추억하게 한다.

김선장이 청각을 따내오던 추봉도가 바로 떠올랐다.

섬이사네도 지나간다.

섬발전 업무를 할 때 만든 네트워크다.

섬이 이어준 사람들 네트워크!

섬이사네(섬이 이어준 사람들 네트워크)

30분 물에 담가 둔 떡국떡을 넣어 좀 더 끓인다.


계란 하나, 합천 삼가 참기름을 조금 넣는다.

오늘의 가니쉬(garnish)는 합천 삼가 께다.


'나의 조국은 온 세상이고,

나의 종교는 선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

어떤 이(Thomas Paine)를 떠올리며

국어에 어설프게 집착하던 버릇은 과감히 버리리라 생각한다.

그 상황에 맞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거리낌 없이 써먹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언어에 대한 나의 무관심과 무지를 오히려 탓해본다.


지난번엔 설거지를 못해 남은 국그릇이 없어 쟁반에 담았었는데, 오늘은 멋 낸다고 쟁반에 담았다.


내가 만들었지만 참 맛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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