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인성 Jul 06. 2024

지하철 2호선에서

어제 밤 10시경, 강남역 부근에서 모임 끝내고 지하철 타고 경로석 앞에 서 있는 데, 50대 초반 되보이는 여자가 옆에 앉은 70대 가까이 되보이는 여자분에게 계속 시비조로 "또라이, 또라이"하며 공격적으로 반복해서 이야기 한다. 옆에 그분은 고개 숙이고 대꾸하지 않고 있...

못 본척 할까 하다 끼어 들었다.

"무슨 일인데 나이든 분에게 계속 그렇게 또라이 또라이 하는 겁니까?"


그러자 날 빤히 보면서 "내가 또라이라고 했어, 참견하지마" 반말이다.


그래서 "말하는 거 보니 또라이 맞네요."하고 대답하니,


"이 ㅆㅍㅅㄲ야 왜 끼어들어 시비거는 거야, 이 ㅆㅂㅅㄲ 야" 하고 악을 쓰고 거의 지랄을 한다. 저질이다.


내가 "수준이 낮은 분이시네" 하니 더 지랄하며 쌍욕을 해댄다.


그때 출입구쪽에 서 있던 나랑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남자분이 점잖은 척하며 "여러 사람 타고 가는 지하철이니 일일히 대꾸해서 더 시끄러울 수 있으니 대꾸하지 마시라" 한다. 내가 제일 역겹게 생각하는 류의 인간이다. 남의 싸움에 끼어들어 선문답 같은 헛소리 하면서 점잖은 척하는 부류.

내가 휴대폰 카메라를 동영상 모드로 하고 그 여자와 나에게 비추며 말했다.


"나이도 나보다 젊어 보이는 분이 욕을 매우 심하게 하시네요. 그리고 방금 전에 옆의 할머니한텐 왜 그렇게 욕을 한겁니까? 나이도 젊어 보이는 분이?"


그러자 돌연 어투가 바뀐다.


"그러니 참견하지 마시라고요"


그리고 열차가 서자 사당역에서 내렸다.


저질이 내리고 나니까 당하고 있던 그 70대 할머니가 나에게 "고맙다"고 하고 저질 여자에게 내가 보기 전부터 당했던 상황을 이야기 해준다.


옆에서 점잖은 척하며 꼴값떨던 그 영감은 그 새 내렸는지 안보인다. 옆에 조용히 무표정 얼굴로 서 휴대폰 보고 있는 젊은 친구들도 맘에 안든다.


나도 그렇다. 만일에 상대가 나보다 완력이  젊은 남성이었다면 내가 그럴 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까?  씁쓸하다~.


#지하철 #저질

작가의 이전글 창당후 신중국 출범까지 중공의 토지책략(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