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경 중 손꼽히는 명소
전남 화순 깊은 내륙에 자리한 백아산은 겨울이 되면 하얀 바위 능선이 또렷해지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멀리서 보면 흰 바위가 모여 있는 듯한 능선 사이로 가느다란 다리가 걸려 있는데, 이곳이 바로 해발 810m의 석회암 능선을 잇는 백아산 하늘다리다.
독특한 지형 덕분에 ‘하얀 거위산’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겨울이면 설경과 밝은 암릉색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여행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백아산 하늘다리는 화순 11경 중 3경으로 꼽히며, 특히 눈이 내린 계절에 찾는 이들이 많다. 정상부로 향하면 바위 지대가 늘어나며 조망이 확 트이고, 마당바위와 절터바위를 잇는 길이 66m·폭 1.2m의 산악 현수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해발 756m에 놓인 다리 위에 서면 무등산과 만연산 능선까지 이어지는 겨울 풍경이 펼쳐져 높은 산이 아님에도 개방감이 뛰어나다.
산행 코스는 두 갈래로 이어지며, 대부분 백아산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하는 길을 선택한다. 완만한 경사 덕에 계절과 상관없이 접근성이 좋고, 매봉까지 약 두 시간, 이후 마당바위까지 30분 정도면 하늘다리에 닿는다.
조금 더 짧은 코스를 원한다면 백아산관광목장에서 바로 마당바위로 오르는 길이 적합하며, 약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초보자와 가족 여행객도 부담이 없다.
백아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산 전체가 약 2억 년 전 형성된 석회암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겨울에는 흰빛을 띤 암릉이 더욱 도드라져 능선 전체가 밝게 빛나는 느낌을 준다.
내부에는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석회동굴이 있으나 보호를 위해 일반 공개는 제한된다. 하늘다리 아래로는 바위 지대가 길게 이어져 시야가 자주 트이고, 맑은 날이면 멀리 무등산 능선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행을 계획한다면 입장 및 주차 정보도 유용하다. 자연휴양림은 성인 1,000원 등 유료 입장이며, 관광목장 코스는 무료다.
겨울 산행에서는 아이젠과 방풍 장비가 필요하며 하늘다리 구간은 바람이 강해 체감 온도가 낮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산행을 마친 뒤 화순 온천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들도 많다. 자연이 만든 하얀 능선과 사람이 놓은 한 줄기의 길이 만나는 이 하늘다리는 겨울의 고요함과 청명함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