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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고목에 눈꽃 피었다" 천연기념물 만나는 명소

2km 걷는 내내 감탄하는 설경 명소

by telltrip
damyang-gwanbangjerim-winter-snow1.webp 관방제림 설경 / 사진=담양군 공식 블로그


눈 내린 뒤의 관방제림은 담양을 찾는 이유를 새롭게 써내려가는 풍경이다. 수백 년을 버텨온 고목들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는 순간 숲은 전혀 다른 세계가 되고, 담양천 위로 은빛 안개가 퍼지면 정적인 동양화 한 폭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람조차 멈춘 아침이면 가지마다 매달린 눈꽃이 고요함을 더하고, 이 계절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damyang-gwanbangjerim-winter-snow2.webp 관방제림 / 사진=담양군 공식 블로그


눈이 내린 다음 날의 관방제림은 그 자체로 깊은 고요 속을 걷는 경험이 된다. 약 2km의 풍치림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섬세하게 보여주며, 특히 겨울에는 담양에서 가장 환상적인 산책로로 손꼽힌다.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이 숲에서 300~400년 된 거대한 고목들은 잎을 떨군 뒤 나무의 선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 위에 고르게 쌓인 눈이 숲 전체를 설화처럼 바꿔놓는다.



damyang-gwanbangjerim-winter-snow3.webp 관방제림 겨울 숲길 / 사진=담양군 공식 블로그


사진가들이 겨울이면 이곳을 가장 먼저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렌즈를 들이대는 순간마다 달라지는 장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하얀 설경은 길을 걷는 이의 속도마저 천천히 만들 만큼 평온하다.


폭신한 눈을 밟을 때마다 들리는 바스락 소리는 숲의 정적을 더 선명하게 하고, 담양천에 반사된 빛이 은은하게 길을 밝혀준다. 눈길이어도 제방을 따라 난 길 덕분에 걷기 편하며 아이와 함께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damyang-gwanbangjerim-winter-snow4.webp 담양 관방제림 설경 / 사진=담양군 공식 블로그


관방제림의 매력은 숲길 너머에서도 이어진다.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동하기 쉬운 구조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접근성이 좋고, 주변의 음식점과 카페에서는 산책 후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여운을 채울 수 있다.


담양천 고수부지의 조각공원은 눈이 쌓이면 또 다른 감성을 품는 공간이 되어 겨울의 서정성을 더한다.



damyang-gwanbangjerim-winter-snow5.webp 관방제림 모습 / 사진=담양군 공식 블로그


이 모든 풍경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설경이 아니다. 1648년 제방 축조와 함께 시작된 숲이 수백 년의 시간을 견디며 담양을 지켜온 역사 자체가 고목에 스며 있다.


겨울이면 잠시 다른 모습으로 변한 숲은 자연의 인내와 시간이 만든 깊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담양을 찾는 이들이 관방제림의 설경을 오래도록 잊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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