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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반복의 시간

다시

by 윤은채

3월은 나를 ‘다시’ 보게 한 시간이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던 것들에 대해 새삼스럽게 고개를 끄덕였고,처음 접하는 낯선 시도 앞에서는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용기를 내보았다.
이 한 달은 성장이라는 단어를 실감하게 해준 고요하고 깊은 변화의 시간이었다.

타로 공부할 때 읽었던 『가장 친절한 타로리딩북』과 『유니버셜 타로』를 다시 펼쳐 들었을 때, 놀랐다.
같은 문장, 같은 카드의 설명인데, 마음이 다르게 반응했다.
왜일까?
지금의 나는 ‘실전’이라는 무대를 경험했고, 내 앞에 실제로 앉아 있는 사람의 삶을 마주한 뒤였다.
그렇기에 단순한 정보였던 문장들은 이제 나의 언어로, 나의 통찰로 다시 번역되기 시작했다.
이 느낌이 참 좋았다.
배운 것을 삶 속에서 다시 길어 올리는 반복.
그 반복 속에서 스스로의 깊이가 조금씩 자라나는 것을 느꼈다.

명리학 공부도 마찬가지다.
이전에는 복잡한 한자의 숲처럼 느껴졌던 것이, 이제는 인생이라는 지도를 읽는 또 하나의 언어처럼 다가온다.자연의 이치와 운의흐름을 파악하면서 인간의 결을 읽는 공부가 되고 있다.
이 과정은 단순히 누군가를 상담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한 여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편, 본업인 이유식 매장운영을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했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카페에 정기적으로 게시글을 올렸다.
‘지속’의 힘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3월 11일, 타로샵을 오픈한 일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유식 매장에서 이동 후 공간을 지키며, 상담이 있는 시간은 온 힘을 다해 내담자의 이야기에 몰입했고, 상담이 없는 날은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오픈초반 고요함은 불안감으로 느껴졌지만 이제 그 불안감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조용한 시간은 나를 갈고 닦는 시간으로 느껴졌다.

또 하나의 도전은 크몽에서 상담사로 등록해 실제 고객과 1시간 가까운 전화 상담을 진행한 일이었다.
처음엔 긴장됐지만, 사람의 진심은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성과 호흡, 침묵의 간격 속에서 진심은 더욱 선명해졌다.
그 경험은 나에게 상담이라는 일이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깊은 공감’임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아이의 학교 총회에 참석하고, 담임 선생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있었다.
찬희의 성향을 설명드리고,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더 안정감을 느끼는지 진지하게 나누었던 그 시간은,
오롯한 엄마로서 존재했던 귀한 순간이었다.


이런 한 달을 보낸 나에게 문득 떠오른 질문은 하나였다.
"나는 지금, 단단해지고 있는가?"그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나는 김주환 교수님의 『그릿』에서 찾았다.


우리의 인생은 마음근력과 성취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크고 작은 도전의 연속이다.
그릿을 몸에 익힌 사람은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게될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기간의 열정이 아닌,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노력과 방향감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릿이라는 단어를 곱씹으며 지난 나를 돌아보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몰입하고, 집중하며, 끝까지 해내는 힘이 내 안에 있다.
이번 3월은 그 끈기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단기간에 무언가를 해내려 하기보다, 나의 내면을 다지고, 삶의 균형을 잡으며 천천히 가는 법을 배웠다.
이제는 안다.
내가 가진 성향은 느리지만 꾸준하고, 외유내강이라는 것을.

상담이라는 일은 나에게 여전히 설레고, 여전히 긴장되는 시간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진심을 나누고, 인생의 가장 깊은 감정을 마주하는 일은 나를 성장하게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누군가의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다시 빠져나오는 그 경험은 내면의 밀도를 점점 높여준다.

그리고 이제 나는 바란다.
내가 건네는 한 마디가 마음이 지친 사람에게 잠깐의 ‘쉼’이 되길,
용기를 잃은 사람에게 조용한 ‘불빛’이 되길.


이제 다가오는 4월, 나는 ‘안정’을 키워드로 삼고 싶다.

무언가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쉼이 필요하고,
쉼이 가능하려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유식 매장에는 알바를 빠르게 구해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타로샵 퇴근이 늦어지는 만큼 찬희와 함께하는 짧은 시간은 진심 가득한 ‘엄마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아이에게 가장 큰 안정은 결국, ‘마음이 닿는 시간’이라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공부도 멈추지 않는다.
명리학 온라인 강의를 더 듣고, 타로에 대한 해석력도 깊이 있게 다듬어갈 계획이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카페에 매주 콘텐츠를 올리는 루틴은 유지하고,
몸을 위한 루틴 – 매일 점핑 운동과 주말 탁구 – 역시 건강한 에너지를 만드는 중요한 축이다.
무엇보다, 4월에는 ‘수면’을 좀 더 확실하게 챙겨보려고 한다.
건강한 몸과 명료한 정신은 결국 잠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요즘 들어 더욱 절실히 느낀다.

3월은 나에게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다시 심어준 시간이었다.
4월은 그 믿음을 현실로, 실천으로 다져가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나의 일상이 그 방향을 향해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

그리고 나는 매일 감사일기를 쓰며 나에게 속삭인다.
"내 삶은 작은 행복들로 가득차 있으며 나는 그것을 충분히 누린다."
"나는 새로운 배움과 도전에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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