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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Jun 11. 2024

오늘의 돼지

"나는 40, 형아는 88, 엄마는 155!!"

"오늘 돼지는 엄마다!!"


안 그래도 인생 최대의 몸무게를 달성하는 중이라 예민한데 이것들이 눈치 없이 내 마음속에 누룽지가 있는지 박박도 긁어댄다. 서로 먹는 간식하나에도 총칼로리를 비교하며 누가 살이 더 찔 것인지를 예상하는 게 뭐 그리 재미있는 일이라고 매 번 이러는 건지. 언제나 늘 그렇듯이 이해할 수 없는 생명체들이다.

 최근 들어 1호와 2호가 키가 비슷해졌다. 그래서인지 군것질을 좋아하는 2호가 몸무게에 더 신경을 쓰는 듯하다. 키는 1CM 안팎으로 차이가 나지만, 몸무게는 동생인 2호가 5KG 이상 더 나가기 때문이다. 부모인 우리는 그런 2호의 몸매가 너무나 귀여워서 매번 볼 때마다 만져보고 싶어 허락을 구하지만, 2호는 그때마다 창피하다며 자기 방으로 도망가기 바쁘다. 그런 동생을 보고 있는 1호는 시샘이 나는 모양이다. 늘 살쪘다며 돼지라고 놀리며 2호의 감정을 상하게 만든다. 결국 또 언쟁이 붙고, 그런 아이를 말리느라 집안은 시끌시끌해진다.



 

 늘 그랬지만, 올해는 더위가 빨리 찾아와서인지 다이어트에 대한 이슈가 벌써부터 난리다. MBC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 전현무, 이장우는 최근 4개월 동안 다이어트에 돌입해 총 41.3.kg 감량에 성공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E채널 ‘다해준다 인력사무소’에서는 데프콘 또한 30kg 가까이 감량해 이전과 다른 날카로운 턱선으로 누리꾼의 주목을 받으며 다이어트 방법을 공유했다.


   단 한 번에 다이어트를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의지력이 강한 사람도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보았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다이어트를 성공한 연예인들 대다수도 요요현상이 일어나 예전보다 더 찐 모습을 보였다. 날씬한 몸매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살을 빼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식이 요법과 운동을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몸무게를 줄여야 할 분명한 목적과 이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아주 단순한 실수 하나가 다이어트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다. 미국 건강·의료 매체 ‘웹엠디(WebMD)’와 ‘피트슈가(Fitsugar)’ 등의 자료를 토대로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더니 소위 “고단백,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집착”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황제 다이어트’로 불리는 고단백,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이 줄어든다. 하지만 문제는 상당 부분을 물이 빠져나가는 데 있다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신체는 글리코겐을 분해해서 포도당을 얻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어느 정도 섭취하게 되면 신체에는 다시 물이 축적되고 체중도 되돌아온다. 또한 탄수화물 전체를 배제하는 다이어트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 포도당은 뇌와 신체에 꼭 필요한 연료이기 때문이다. 뇌는 끊임없이 포도당의 근원인 탄수화물을 갈망하고 결국 다이어트는 실패하게 된다. 대책은 좋은 탄수화물을 공급해 주는 현미, 통밀 등의 통곡류와 렌틸콩, 병아리콩, 검정콩 등을 먹는 것이다.  

 견과류, 아보카도, 통곡밀, 올리브오일, 다크 초콜릿 등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음식은 마음껏 먹어도 될까? 하지만 이런 음식도 칼로리가 낮은 것은 아니다. 심지어 과일조차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오은영 박사는 자신이 살이 찐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사실 날씬한 사람이었다. 방송 전에는 호리호리했는데 30kg이 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많이 먹지도 않고 소식을 한다. 심지어 일할 때는 잘 안 먹는데 일 끝나고 밤 12시에 집 가면 과일을 그렇게 먹는다. 과일 살이 찐 거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던 기억이 난다. 

결론은 어쩔 수 없이 소식과 운동이다. 평소 즐겨 먹는 건강한 음식의 칼로리를 미리 알아두고 다이어트 칼로리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절하며 꾸준히 운동을 하는 방법 외에 특별한 성공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눔의 칼로리가 나를 힘들게 한다. 이번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다는데 일찍 오기까지 하는 것 같다. 나의 동지였던 박나래와 신봉선이 떠나고 난 후 씁쓸하고 허전한 마음은 몸무게와는 별개였다. 그들은 미혼이라 가능한 것이라며 핑계 같은 이유를 대며 그들과 다시 함께 같은 길을 걷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나에게로 오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역시나 다이어트엔 운동과 소식뿐이었고, 나는 그 두 가지만 빼고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다이어트라는 건 여전히 남편만큼 나에게 필요하지만 맞지 않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에라, 모르겠다.

바야흐로 선풍기 틀어놓고 수박을 먹으며 만화책 보기 딱 좋은 날이니.


                                                                                                                                                love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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