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지금의 나를 3개의 단어로 표현하면 어떤 사람인가.
첫 번째는 호기심입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그렇다 보니 인간관계가 굉장히 좁은 편이었습니다. 좁아서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회에 나가다 보니.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결국엔 혼자가 되었습니다. 태생이 내향인이 기도 하고 행복에 대한 역치가 굉장히 낮은 사람이라 몇 년간은 괜찮았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우연한 계기로 영어말하기 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저를 되돌아보니 제 삶이 너무 드라이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모든 취미활동이 집으로 몰려있다 보니깐 아는 분야가 아니면 말에 끼어들기도 어렵더라고요.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면서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은 능글맞아지기도 하고 모임의 즐거움도 느끼면서 조금은 외향적으로 한 발자국 다가간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다른 사람들의 직장, 직업, 다양한 필드에 대한 관심부터 취미, 가치관, 호불호에 대해 관심이 가지게 되었고.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라면 경청을 하면서 알고 있는 분야에 매치되는 다른 단어는 없을까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아졌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생각이 명확해지는, 나를 깨닫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아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알게 되면 세상이 조금 더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어 재밌었습니다. 그렇게 내향형이지만 대화 나누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도전입니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처음 하는 행동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생각해 보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습니다. 처음 시도하게 되면 재능이 있는 게 아니고서야 대부분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생각이 나에게 대입되면 왠지 잘해야 할 것 같고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닐까 무서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겁이 난다고 그 자리에 계속 머무를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못하면 다시 하면 됩니다. 또 실패한다면 더 작게 시작하면 됩니다. 너무 어려운 것부터 시작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처음부터 100kg 이상의 벤치프레스가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안 되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빈봉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어렵다면 덤벨을 들고 시작하세요 핑크덤벨이 쪽팔려서 못하겠다면 평생 그 일은 못하게 됩니다. 저는 쪽팔리더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익숙해지고 싶고. 저만의 Comfort zone을 넓히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 연재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은 선택받은 사람들만 쓸 수 있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소설가 시인 평론가, 나는 저렇게 될 수 없다. 나는 창의적이지도 않고, 남을 설레게 하는 문장을 쓸 수도 없으며, 무언가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다.
왜 안되지? 나는 왜 쓰면 안 돼? 시도하지 않으면 진짜 자격이 없는 거지만. 시도하면 나한테도 자격이 생기지 않을까?
세 번째는 차분함, 침착함입니다.
대부분의 지인들이 제 장점으로 뽑는 것이 차분하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너무 현실적이고 논리적이라서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감정변화의 폭이 넓지 않아서 남들이 보기에 안정감이 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내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화를 내는 포인트가 특이한 편인데, 내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하고만 싸움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을 편하게 대해서 막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에 화를 내는 편입니다. 논쟁을 통해서 서로 간의 의견을 좀 더 다듬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언제 화를 내었나 생각해 보면, 내가 애정하는 사람이 답답할 때,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인 것 같습니다. 조금은 주제를 넘는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저는 그런 것 같습니다. ‘나하고 관계없는 사람은 관계없는 사람이다’라는 마인드가 강해서 잘못된 길을 걷고 있으면 ‘저거 아닌 거 같은데’ 생각까지가 끝인 거 같습니다. 더 나아가는 건 오지랖이지라는 생각 때문에 저에게 무례한 사람이나 화를 내는 사람들을 봐도 겉으로 보기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남들이 보기에는 제가 굉장히 안정적이고 차분한 것 같다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화를 내는 다른 경우는 저 스스로에게 답답함을 느끼는 경우인 것 같습니다. 남들한테는 너그러운데 제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 스스로 엄격한 편입니다.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본인의 잘못에 대한 공감을 원한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대화의 경우 친구들을 위한 공감을 잘해주지만, 제가 잘못한 경우라면 스스로에게 화를 내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스스로를 너무 몰아쳐서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이 또한 스스로 극복하려고 마인드컨트롤하는 것 같아요. 자존감이 좀 낮은 편인 거 같기도 하고요.
글을 연재한 다라는 것이 굉장히 무섭기도 설레기도 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할 말도 많고 욕심이 생겨 엄청 길어진 것 같아요.
부족한 점이나 제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댓글을 통해 알려주세요. 훈수도 환영입니다.
다 저 잘되라고 하는 말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