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욕구조사의 결과는 언제나 공유되어야 한다

by 철봉조사러너

발표를 좋아하나요?


누군가에게 자신의 무언가를 내 보인다는 건 정말 큰 용기를 요한다. 물론 태생적으로 이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 내가 나서는 걸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데, 나는 정말 앞서서 무언가를 하는 걸 힘들어한다. 극 I이면서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묻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나는 그럼에도 복지 욕구조사에 있어서는 결과를 꼭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지역복지 욕구조사는 사회적으로 복지 예산 증가와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도입과 함께 책무성의 강조되면서 복지시설의 필수적인 과업이 되었다. 하지만 구조화된 사회과학의 절차로서의 조사 연구를 추진함에 있어서 현장의 실천가는 상당한 과업의 부담을 느끼게 되며, 조사를 위한 조사, 보고서를 위한 연구를 '형식적'이고 '의무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자랑스럽게 타인에게 공개하는 건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이런 형식적인 문제의 측면뿐만이 아니라, 조사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이 반영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굉장히 '지루하다(boring)'는데 있다. 양적 조사로 대표되는 연구는 숫자를 가득 담은 딱딱한 통계 조사표와 분석자료가 나열된 연구 결과는 청중으로 하여금 상당한 부담과 피로함을 줄 수밖에 없다. 질적 연구는 더 하다. 엄청난 텍스트의 압박을 보고 나면 차라리 양적 연구가 낫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러한 거부감을 그래도 줄이기 위해서는 양적연구는 가독성있는 인포그래픽을 사용하여 도표나 이미지로 제시해서 직관적으로 설명하고,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며 메시지를 전달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적 연구는 인터뷰 대상의 맥락과 의미, 말에 대한 지점을 그대로 생생하게 진정성으로 전달함이 필요하다. 결국 뭐가 되었든지 '어떻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좋은 전달을 한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험난한데 굳이 이걸 왜 공유해야 하는가?


당연히 이런 어려움 때문이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로, 욕구조사 진행 담당이나 추진 구성원들(TF)의 역량 증진의 차원이다. 실제로 연구에서 가장 큰 공부 효과를 보는 건 자기 자신이다.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 기업을 세운 찰리 멍거는 '오랑우탄 효과'라는 걸 말했다. 오랑우탄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면 오랑우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지만, 그걸 설명하는 나 자신은 더욱 생각이 선명해진다는 재미있는 비유이다. 욕구조사를 중추적으로 추진한 사람들이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이들의 역량강화의 측면에서 연구 공유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들이 기관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에 세우고 제안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테니까 말이다.

둘째로, 누구나 보기 어렵기 때문에 말로라도 설명해줘야 한다. 솔직히 과업적인 측면에 있어서 어쩔 수 없지만, 두꺼운 연구보고서를 보는 건 상당한 인내를 요한다. 심지어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 절반 이상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보지 않는 현실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텍스트가 많은 책은 더욱 진입장벽을 가진다는 뜻이다. 결국 이런 텍스트를 누군가 말로 설명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하고 하지 않고는 정말 많은 차이를 보인다.


셋째로, 사업의 기획과 계획서 내 반영의 차원이다. 복지의 실천에 있어서 욕구의 반영은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복지기관의 평가에서 욕구조사를 반영한 계획서의 작성 여부는 필수로서 점수에도 들어가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를 잘 반영하고 녹여내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기 이전에 욕구조사를 공유하고 설명해 준다면 효과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측면에서 욕구조사의 공유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우리의 지역복지 욕구조사를 위해 개인적으로 세운 목표가 두 가지가 있었다.


우선 가장 현장에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전문적이고 적용가능한 보고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인공지능, 새로운 통계분석도구, 트렌드라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과업을 완성한 지금 이 목표는 확실히 달성했다.


그다음은 올해가 가기 전에 내는 거였다. 당연한 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 과업에 쫓겨 잘 실천되지 않았던 지점이다. 2025년은 해냈다. 그리고 그 결과를 12월에 전 직원들에게 공유할 수 있었다. 비록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설명하지는 못 한 듯 하지만... 반드시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끝으로 사실, 공유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기관 차원에서 외부인들까지 함께 모인 '보고회''발표회'이다. 하지만 이는 홍보와 당일 현장 세팅 등 많은 과업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쁜 연말, 연초 일정을 고려하여 현실적인 측면에서 내부 공유 수준으로만 진행하였다. 외부의 공유는 기관 차원에서 자료의 공유나 별도로 원하는 곳에서 내가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이제 곧 올해 완성한 2025년 복지 욕구조사를 공유하려고 한다.


AI와 jamovi를 활용한 트렌드 한 지역복지 욕구조사


복지 현장 조사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앞으로 이 결과를 열심히 이야기해 볼 것이다.


디자인은 ChatGPT의 검정과 jamovi의 진한 파란색 계열을 써 의미를 담았다.
이 녀석이 보고서를 아주 잘 평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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