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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라온 Jan 25. 2024

하라온의 '스웩(swag)'으로 떠나요

이야기가 있는 음악 여행

(opening)

떠나느냐, 머무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일상은 여행을 계획 중일 때와 아닐 때로 나뉘니까요.

어딘가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것.

낯선 곳에서 할 일을 생각해 놨다는 것.

몇 월 몇일에는 내가 지금 여기 없을 거라는 것.

그런 게 심장을 미치게 하니까요.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멀리 떠나고 싶은

하라온의 '스웩 입니다.

https://youtu.be/SHXELbXdNlg?si=g0LbvliFeJy_zlmz


첫 곡, 릴러말즈의 '트립' 잘 들으셨나요.

'여행이나 다녀오지 뭐, 숨 좀 쉬고 싶어서

이런 가사가 나오는데요..답답할 때, 마음대로 안 될 때, 그럴 때 떠나고 싶잖아요.

여러분들은 언제 여행을 가고 싶으신가요?

훌쩍 떠나는 상상만 해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여행 이야기를 실컷 하면서

마음으로 함께 떠나 보겠습니다.


김연수님의 여행 산문집 '언젠가 아마도'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와요.

"여행의 목적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꾸는 데 있다는 걸. 그러므로 여행자란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맞아요, 우리는 낯선 곳에서 새 방식으로 살아 보려 떠나죠.

이 복잡한 도시에서 뻥 뚫린 바다로 순간 이동하고 싶잖아요.

파란 하늘과 맞닿은 푸른 바다. 생각만 해도 설레네요.

그럼 사천해변으로 스포츠카 타고 떠나실래요?

갑자기 지금이요. 윤종신이 부릅니다. 고속도로 로맨스,

https://youtu.be/uBzpDhntVPI?si=fO8rQvzKphIwI82K



트렁크에 온갖 짐을 꼭꼭 채워 싸고, 비행기 티켓을 받아 들고, 검색대를 지나쳐 비행기에 오르세요. 우리는 이렇게 체크인이 됐습니다. 오, 비행기가 서서히 이륙하기 시작해요. 이제 휴대폰도 쓸 수가 없어요.

익숙한 그곳과 내 사람들과 완전히 단절돼서 다른 세계로 들어갑니다. 이럴 때 기분 묘하지 않나요? 제3세계에

나 혼자 뚝 떨어져 있구나 싶고요.

이럴 때, 여러분들은 뭐 하면서 보내시나요?

누구를 떠올리나요?

해쉬스완의 '에어플레인 모드' 들으면서 지금 비행기 안이다 한 번 상상해 보세요.

https://youtu.be/i-9kckr4zqU?si=SfTgZiz-vEKLMc6k


자, 이제 아주 멀리 왔어요. 지구 반대쪽 유럽의 어느 작은 도시인데요.

거리도 사람들도 숙소도 익숙한 건 단 하나도 없죠.

우리는 여행자이자 이방인이 된 거예요. 막상 오면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아요. 이곳은 내가 살던 곳과 전부 다르니까요. 일단 말이 잘 안 통해요. 손짓 발짓 표정까지 다 동원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죠.

물어 물어 숙소까지 가 봐요. 오래된 아파트의 덜컹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심장도 멈춰버릴 것만 같아요. 호수를 맞게 찾았나 몇 번을 확인하고 문만 열면 되는데, 열쇠를 아무리 돌려도 열리지가 않아요. 아, 식은땀 나라.

이렇게 황당하고 진땀 나는 경험 한 번씩 있으실 거예요. 그래서 앞서 소개드린 책에서 여행에서 필요한 것은

오직 정신력이라고 해요. 서툴러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자신을 견뎌내야 하니까요.

그래요, 여행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언제나 멘탈이었어요.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도,

휴대폰이 꺼져서 길을 못 찾을 때도,

버스를 탔는데 카드 잔액이 없었을 때도,

비가 와서 쇼핑백이 찢어져 물건이 다 쏟아졌을 때도 받아들여야 했어요. 여행을 망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실수, 안 좋았던 경험도 다 여행의 일부니까요.

그럴 때, 언니네 이발관처럼 얘기해 보세요. '그래서 뭐 난 괜찮아. 그저 하루하루 견딜 뿐이야.' '혼자 추는 춤' 같이 들어요.

https://youtu.be/Y6-TY-F2NXs?si=hoA0aq_UM6GWslaW


저렇게 힘들고 복잡한 걸 왜 떠나. 집 나가면 고생인데 그러는 분 계시죠 사서 고생하려고, 나를 시험하려고 가는 게 난 싫다. 그럴 수 있죠. 괜찮아요. 마음먹고 멀리 가는 거, 쉽게 자주 할 순 없고 이곳도 좋을 수 있어요.

가끔은 지금 나는 여행자로 이곳에 와 있다 최면을 걸어 보세요. 일상 여행자가 되는 거죠.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김영하님은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라고 했어요.

결국 우리 모두는 지구별 여행자니까요.

페퍼톤의 공원 여행' 듣고 돌아오겠습니다..

https://youtu.be/WTN2a6VSNGI?si=_xRQkcz0U7uA5Xdw



오늘 저와 함께 한 여행 어떠셨나요?

5년 만의 신혼여행이라는 책에서 장강명 작가는

'수도 없이 계획을 변경하다 겨우 즐기는 법을 깨달았을 때 그때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 딱 이만 더 놀다 가면 좋겠는데라고 아쉬워하면서'라고 여행 막바지의 심경을 이야기했요.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떠난 여행이 이제 막 좋아지려는데 마칠 시간이 되어 아쉬우시죠. 제가 훌쩍 떠나자고 하더니 갑자기 고속도로를 달려 바다까지 데려가서

놀라셨을 거예요. 긴 비행으로 유럽의 소도시도

모시고 갔었는데요.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의 모험들이 추억으로 남았기를 바랍니다. 여행은 지나고 나면 다 좋았던 기억이 되니까요. 가벼운 산책도 여행처럼 즐기는 내일이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하라온의 스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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