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여전히 조용하더랍니다.
시끄럽게 이곳 저곳 소리를 내지르고 삶을 부정하는 일들이 많은데
소식을 알려주는 뉴스채널들도 기사도 전부 조용하더랍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 나만 멈춰있는 것만 같은 이 마음이 계속 되었으면 합니다.
이곳에 휘말리고 싶지않아 한치 발을 빼기엔 그 순간 땅 밑에 꺼질 것만 같아
내려가려는 에스컬레이터를 한칸 한칸 밟아가며 올라가봅니다.
언제쯤 다시 평화가 찾아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아마 거친 사포처럼 저를 긁고 갉아내어 거름으로 사용하겠지요
사과나무의 거름이 된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그 나무가 해를 끼친다면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면서도 있더랍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서도 없더랍니다.
조용한 세상에서 시끄러운 생각을 가지고 걸어갑니다.
세상의 소란스러움을 감추는 귀마개들을 치우고 내 갈 길을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