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능작가 Dec 10. 2023

"여보, 미술은 예쁜 그림이 아니야"

파리에서 시작된 미술 이야기

신혼여행을 어디로 가면 좋을까?
일단 프랑스 파리!


우리는 단번에 신혼여행지를 정했다.

아내는 파리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도시 곳곳에 묻어있는 감성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내는 모네의 작품도 좋아했다.

결혼 전 파리에서 모네 투어를 하며 아름다운 색채의 인상주의 작품을 접하고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내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인상주의 작품을 좋아한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냥 예쁘잖아”
아내의 답은 간단명료했다.


조금 풀어보자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안락한 느낌을 주며 아름답다는 인상을 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미술의 사전적 의미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이기에 어쩌면 인상주의 작품이 미술 본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담고 있는 화풍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술은 예쁜 그림’이라는 ‘시각적 아름다움’만을 전제로 그림을 보는 것은 마치 음악을 들을 때 “난 도, 미, 솔 소리는 좋고 레, 파,라는 별로더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음악을 듣지 않는다.

음계들이 모여 만들어진 멜로디, 가사, 가수나 작곡가의 이야기, 장르 등 음계 너머의 많은 것들을 감상하는 것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음악을 듣는 방식이다.


미술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나리자를 처음 보았을 때 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긴 줄을 서서 막상 모나리자 앞에 섰을 때 ‘이게 왜...?’라는 물음표가 내 머릿속에 가득했다.

모나리자를 보려 이렇게 긴 줄에 서게 만든 부모님께 짜증을 낼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화가로서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알게 되고, 그가 살았던 르네상스 시대를 이해하고, 르네상스 전에 중세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배우게 되면서 초딩의 머릿속 물음표가 하나씩 느낌표로 바뀌게 되었다.


미술은 예쁜 그림이 아니다.


적어도 인류 역사 속 화가들은 단순히 시각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하지는 않았다.

미술 작품의 표면 너머에는 ‘화가’가 있고, 화가가 살아갔던 ‘시대’가 있고, 시대가 흘러 쌓여버린 ‘역사’가 있으며, 미술 작품을 보며 이것들을 떠올리게 될 때 비로소 음악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미술 작품을 깊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한 취향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모나리자를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던 초딩에게 꾸중을 줄 수 없는 것처럼 미술 작품을 보고 느낀 '날 것' 그대로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소개할 화가들은 평생토록 미술 작품에 그들의 모든 것을 바쳤다.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이해하도록 한 번쯤 차분해질 수 있지 않을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