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탁
손세탁이란 무엇일까?세탁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빨래하는 거를 말한다.
나는 세탁기를 돌리기도 하지만 여름은 샤워를 하거나 화장실을 청소하고 난 후, 빨래 바구니에 있는 옷들을 빠는 걸 좋아한다. 아들은 운동을 해서 유니폼은 젖어있다. 과탄산소다를 넣고 뜨거운물에 좀 담그어놓고 조물조물 빤다. 하의 유니폼도 가끔 이렇게 담그어놓으면 새하얗게 변신을 한다. 야구양말에 땀이 차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같은 방법으로 해준다. 혹여나 안좋은 냄새가 나서 운동할 때 불편하지 않게 해준다. 아들은 유니폼이 젖도록 꿈을 향해서 열심히 운동을 한다. 야간 훈련까지 하면서 아침 일찍 학교를 나가는 아들이 좀 안쓰럽다.
인생이 즐겁고 행복할 때는 손빨래를 할때 어무런 얼룩이 없다. 바로 산 옷들과 얼마 입지 않은 옷, 실크, 그런 옷는 살살 비벼서 빨면 쉽게 빨래를 할 수 있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움이 가득하면 힘든 상황이 와도 잘 받아들이고 이겨낸다.
인생이 그럭저럭할 때는 옷에 살짝 얼룩이 졌을때 비누질해서 손으로 살살 비비면 감쪽 같이 지어진다. 돈이나 아이들 문제, 주변의 문제가 없으면 살짝 일이 생겨도 가볍게 지나간다. 사실 그 일이 별 문제라고 생각이 안든다. 내 안에 커다란 문제가 없으니 외부에서 문제가 생겨도 문제를 크게 받아 들이지 않는다.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아이가 야구부에서 문제가 있었다. 착하던 아들이 총무 아들을 때렸었다. 학폭과 관련한 일이었지만 총무아들은 자기는 훈련이 끝나고 야구용품을 정리 안하면서 우리 아들한테 야구용품에 관한 것들을 정리 시키고 다른 동생들한테도 자기가 시키는 걸 많이 보았다. 아들은 참았던 화가 치밀었다. 그래서 한대 때렸는데 그 학부모가 난리가 아니었다는 거다. 아들의 성향을 안 감독님은 총무아들한테 아들에게 사과를 시켰는데 그걸 가지고 노발대발한 총무였다. 아이들 싸움에 부모 싸움이 될까봐. 나는 지켜보았다. 총무아들은 우리 아들에게 사과를 했다. 하지만 우리 아들은 중요한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때 나의 마음은 정말 뭐라 표현하지 못했다. 억울했다. 난 아들한테
야구 그만할꺼야? 아니면 더 할꺼야? 했더니 야구 더한다고 했다. 그리고 때린 건 폭력이기 때문에 너도 잘 못이 있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총무아들은 경기에 뛰다가 못 뛰었다. 수술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내 자식이 소중하듯 남의 자식도 소중하다. 야구를 시키는 기본적인 마인드부터 배워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의 유니폼을 빨면서 인조잔디에서 슬라이딩에 무릎 아래부분은 푸른색으로 물들여놓은 것 처럼 되었다.
어떤 방법으로 해도 지어지지 않는다. 아들이 그때 겪었던 마음처럼 사라지지 않을 거다. 세월이 흐르면 희미해질 때까지 그래도 잘 견뎌낸 아들이 대견 스럽다.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나쁜 감정이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인생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거 엄마도 살면서 느낀다.
옷을 빨면서 얼룩을 보면 오늘은 내 마음이 이 정도의 얼룩이 있을까? 아니면 오늘은 얼룩 없고 기분이 좋은 마음일까 들여다 본다. 얼룩이 진할 수록 내 삶은 고될 수 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얼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노력한다. 세탁비누로 해보고, 과탄산소다에 담그고.
,솔로 문질러보고, 락스에 희석해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완전히 지워지지 않더라도 옷에 상처가 남어 있어도 그대로 나둔다. 언젠가는 빨다보면 희미해질거라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인생도 행복함을 계속 이어질 수 는 없다. 흰옷이 계속 흰옷으로 남아있기란 어렵다. 얼룩도 지고 색깔이 흰색이었는데 아이보리로 변하기도 한다. 오래 입다보면 목부분이 늘어나기도 하다. 흰색티 하나도 어떤 주인을 만나야 따라 달라지지만 얼래 그대로의 모습을 가질려면 안입어야한다. 하지만 옷은 입을려고 산거라 몇년 입다보면 질리고 지저분해져서 실증나서 옷수거함으로 간다. 우리의 인생도 옷을 살때는 기뻐서 샀는데 아끼다가 못입기도 하고 생각지 않게 커피를 쏟거나 지워지지 않는 인생이 될 수 도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서 아플수도 있다. 사는게 왜 이렇게 힘들지 하면서 한 숨 쉴때도 있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 긍정과 잠재적인 나를 만나면서 다시 일어선다.
빨래를 하고 탈수를 하면서 테라스에 햇볕에 말라가는 모습에 미소 지어진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살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