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너를 이해하게 됐다.
자연 속에 살아보니, 자연은 매일이 새롭고 매일이 다르다는 거다. 날씨도 아침과 저녁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도 다르다. 앞산의 잣나무도 모두 다르게 생겼고, 5월이면 우리 집 앞마당에 예쁘게 피는 작약 꽃들도 크기와 생김새가 같은 거 같은데 다르다. 빛을 많이 본 녀석은 좀 더 크고 화려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빛을 적게 본 꽃은 작지만 조금 오래간다. 자연은 같은 거 같지만 다 다르다. 5년째 주말 자연인으로 배운 것 중 제일 큰 깨닮음이다.
세상에 똑같은 건 다 사람이 만든 거다. 사람이 사는 아파트가 그렇고 입고 있는 옷도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다 똑같다. 물론 같은 것 중에 좋은 거 덜 좋은 거로 나누고 돈이 많은 사람은 더 좋은 것을 선택할 뿐이지 다를 건 없다. 아파트에 살면 계절의 변화를 휴대폰의 일기정보로 밖에 느끼지 못한다. 아파트란 곳이 항시 같은 곳이어서 여름에도 겨울에도 크게 온도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산다. 사는 거뿐 아니라 배우는 공부도 그렇다. 모든 아이들이 국어와 수학과 영어를 잘해야 하고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서 똑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교육을 받으며 우열을 가리며 산다. 얼마 전 돌아가신 이어령 선생님이 ‘100명의 아이들이 한 개의 목표가 아닌 100개의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백 명이 일등인 세상이 되는 거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그런 걸까? 나와 다르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난 정치는 잘 모르지만 누구는 어느 지역 사람이라 그렇고 누구는 가진 자여서 누구는 생각이 빨개서 파래서, 여자여서 남자여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다름을 이질의 도구와 이유로 생각한다. 동성애자가 동성과의 결혼을 위해 어느 꽃집에 찾아왔다. 자기 결혼식에 쓸 꽃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꽃집 주인에게 자신들의 사정으로 이야기하고 꽃을 주문했다. 꽃집 주인이 그 동성애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는 당신이 동성을 좋아하는 것을 존중합니다. 두 분의 삶이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나는 종교적인 신념으로 동성애를 찬성하지 않습니다. 불편하시겠지만 제 종교적 신념도 존중해 주십시오."
그러면서 동성애를 찬성하는 꽃집을 정중하게 소개해 주었다는 미국 어느 작은 마을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다른 게 정상인걸 아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마터면 모르고 이생을 마무리할 뻔했다. 아직도 난 내가 살아온 방식과 생각으로 남을 평가하고 이해하는지 모르지 하지만 최소한 나와 다른 게 틀린 게 아니란 걸 알았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생에 정답이 있고 잘 사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바뀌었다. 모두가 다르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거이라 늘 것을 알았다. 우주의 시각에서 보면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살다 가는 점 같은 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