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국 등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대나무로 만든 엔틱한 새장이 눈에 띈다. 식당이나 가정집 정원에 새장을 걸어놓고 새장 너머로 들려오는 새소리는 참 좋다. 베트남 출장 중에 전통시장을 갔는데 새장을 파는 곳을 발견했다. 딱 들고 올 정도의 크기의 새장을 구입해 들고 왔다. 그런데 이 새장에 새를 넣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사람이 다가가면 불안에 떨고 여기저기 새장에 부딪치는 새를 보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새장의 새소리는 좋지만, 아무리 예쁜 새장이라도 새의 입장에서 보면 감옥일 거다.
새장을 보면서 생각한다. 새 뿐 아니라 내가 살면서 내 바운더리 안에 가두려는 했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가두려고 해도 가둬지지 않거나, 가둬봤자 의미 없는 것들이 무엇이 있었을까?
친구가 이혼을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또 결혼했는데 이혼하려 한다. 이 친구에게 결혼은 새장인가? 또 다른 지인은 딸이 많이 아프다. 정신적으로 많이 우울하다. 우울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부모와의 갈등인 것 같다. 내가 이 두 명의 삶을 감히 진단하고 처방하지 않겠지만 가두려는 자아와 나가려는 자아가 항상 충돌하는 것 같다.
친구와 지인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도 행복하고 싶다. 빈 새장을 걸어놓고 매일 다짐한다. 떠나려는 모든 것들에게 자유를 주어야지, 또 살면서 필요이상으로 가두려 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