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임은 어떻게 대표님이 되었을까?
우리가 구매한 오피스는 일명 섹션오피스라고 하는 지식산업센터의 소형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에는 그래도 15평 이상의 평수로 분양을 하는 반면, 섹션오피스의 경우에는 15평 이하 작게는 7, 8평도 있다.
그게 문제였다.
작아도 너무 작다 보니 섹션오피스를 한 동을 지어 놓으면 수 백 개의 호실이 나오게 된다.
뭐 위치야 좋다.
그래야 분양이 잘 되겠지.
그 당시 마곡나루역 주변에는 업무시설로 땅을 분양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많은 오피스텔과 오피스를 만들어냈다.
계약금 10%를 내고 계약을 했고, 이후에 중도금은 분양사가 대납을 해주었다.
그 중도금에는 부가세가 포함이었다.
난 일반사업자를 내고 부가세 환급신청을 했다.
그로 인해서 분양사가 중도금을 내면 난 오히려 부가세를 환급받는 요상한 구조가 되어 버렸다.
문제는 입주시기에 터졌다.
분명 분양 당시에는 80% 대출이 나올 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그러나 입주시기에 KB국민은행에서 잔금대출을 진행했는데 담보가율이 떨어져서 60%까지만 된다고 하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다.
은행은 원금회수를 위한 담보가치를 판단할 것이고, 주위에 모두 새 오피스라 거래사례 자체가 없는데 담보가율을 높게 잡아 주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나.
은행은 바보가 아니다.
담보가치만 짱짱하다면 많이 안 빌려줄 이유는 없다.
어차피 은행은 이자 장사를 하기 때문에 많이 빌려주고 많은 이자를 받으면 더 좋다.
하지만 은행이 어떤 곳인가?
돈장사를 하다 보면 이자를 늦게 내는 놈, 못 내는 놈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래서 돈을 빌려주고 채권최고액을 설정하고 근저당을 설정하는 것이다.
은행이 돈을 빌려주지만 자선사업가는 아니다. 여차하면 경매를 통해서 원금을 회수해야 한다.
투자 초보자로 너무 많은 부분을 간과한 것이다.
조금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던 일이었다.
어쨌든 정말 예상하지 못한 돈이 더 들어가게 생겨서 한참 당황했다.
무려 3천만 원 정도가 더 들어가야 하는 것이었다.
정말 돈 벌기가 쉽지 않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마이너스 통장까지 해서 잔금을 치르고 임차를 맞추려고 네이버 부동산을 켰다가 깜짝 놀랐다.
주변에 그런 오피스가 엄청나게 지어지면서 임차 매물이 수백 아니 수 천 개가 나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임차를 맞추려고 차임을 서로 경쟁하듯이 낮추다 보니 월차임이 형편없었다.
매일같이 부동산에 전화해서 부탁을 하고 읍소를 하고 피가 말라갔다.
그러던 중에서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대표님, 여기 OOO부동산인데 803호 나갔나요?”
“아니요 아직 안 나갔습니다.”
“손해사정사 대표님이 그 사무실을 사용하고 싶어 하시는데, 금액이 300만/28만 원에 가능할까요?”
“네? 금액이 너무하네요. 이자내고 나면 남는 것도 없겠어요.”
“네,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래요. 일단 1년으로 계약하시고 매년 조금씩 올리세요. 지금 소나기는 피해야죠. 대표님 지금 공실로 두면 이자내고 관리비까지 내려면 힘드시잖아요.”
“네, 알겠습니다. 일단 그렇게 맞춰주세요.”
그렇게 임차를 맞췄다.
공실이 된 지 2개월 만이었다.
이런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그 2개월이 엄청난 고통이었다.
은행이자와 관리비까지 내려니 일반 직장인 월급. 거기다가 외벌이로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
돈을 좀 벌어보려다가 오히려 혹을 붙인 꼴이었다.
적더라도 월세를 받으면 이자내고 그래도 조금은 남으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자.
분양받을 당시에 들었던 1000만/60만 원은 택도 없는 금액이었다.
뒤늦게나마 현실을 알아채고 매도를 해보려고 했으나,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랴.
매도 물건이 넘쳐났다.
거기에다가 마피도 수두룩했다.
어떻게 만든 돈인데, 손해를 보고 던질 수는 없었다.
어떻게 원금만이라도 받으려고 원금에 부동산에 내놨지만 1년이 지나도 연락 한번 오지 않았다.
월세 수입이 발생하면, 특히나 일반사업자의 경우에는 1년에 2번 부가세 신고를 해야 하고 5월에는 나의 모든 수익을 합하여 종합부동산세를 신고해야만 한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번거롭다.
매번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놓치기도 하고 말이다.
한 번은 신고기간을 놓쳐서 뒤늦게 부랴부랴 신고를 하고는 신고불성실가산세 20%를 물었다.
세상이 그렇다.
모르면 비용을 지불하고 배워야 한다.
부가세의 경우에도 나의 경우에는 임대사업이기 때문에 다른 쪽에서 상계처리할 수 있는 항목이 없다 보니 받은 그대로 전부를 내야 하니 꽤 부담이었다.
푼돈 받아 모아서 목돈을 내는 격이었다.
또한 직장인의 경우 연말정산을 통해 대부분 일부를 돌려받게 되는데, 5월에 종소세 신고를 하게 되면서 나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꽤나 큰 돈을 지불해야만 했다.
사실 월세라고 받고는 있지만, 은행이자도 내야 하고, 부가세, 종소세 내고 임차인이 중간에 바뀌면 복비도 내야 하고, 혹시라도 공실이면 관리비도 부담해야 하니 실상 손에 쥐는 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있다고 하더라고 피부에 와닿지 못할 만큼 아주 적은 돈이었다.
워낙 금액이 적다 보니 그래도 모아서 나중에 목돈으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두었는데, 최종 부동산을 매도했을 때 통장에 남아있는 금액은 500만 원 정도였다.
무려 7년은 임대를 주었다.
중간에 세입자는 3명이 바뀌었고, 중간중간 공실도 몇 달 있었으며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약 7년 정도 임대를 하고는 어느 부동산에서 투자로 세를 끼고 매수를 하였다.
정말 문신 같은 부동산을 팔게 되었다.
물론 누군가는 그 부동산으로 아주 손쉽게 수익을 챙겨갈 수도 있겠지만, 나는 더 이상 섹션오피스는 쳐다도 보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남들 다하는 지식산업센터 투자도 하지 않았다.
이름만 달랐지 같은 부동산이라고 보면 된다.
이건 나의 능력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누군가는 섹션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 투자로 수익을 챙기고 있으니까.
처음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서 마음고생은 많았지만 그래도 잃지 않은 투자를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렇게 따뜻한 봄날에 그 부동산을 떠나보냈다.
분양받은 가격보다 약 2천만 원 정도 더 받고 팔았지만, 7년을 투자한 것 치고는 확실히 실패한 투자였다.
분명 처음에는 임대가 안되면 나나 와이프가 사무실로 쓰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분양을 받았던 것 같다.
그게 문제였다.
실거주와 투자는 분명히 구분을 하여야 한다.
그렇게 애매한 포지션으로 잘 못 들어가면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아파트를 보러 가서 주차공간이 적네 벽지가 오래됐네 이런 얘기는 실거주할 때 얘기하는 거지 투자로 사는 아파트에 내가 직접 거주할 것도 아닌데 그런 걸 왜 보나?
투자대비 수익성만 보면 된다.
임대수요가 짱짱하게 받쳐주고 몇 년 뒤에 팔 때에도 살 수요가 충분하고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지금보다 얼마를 더 받을 수 있을지만 보고 들어가면 된다.
어설프게 무슨 경치가 좋네 여기서 여름에 고기를 구워 먹으면 좋겠네. 다 쓸데없는 소리다.
봄에 그 문신 같은 부동산을 떠나보냈지만, 다음 해에 종합부동산 신고가 한번 더 남았다.
정말 징글징글하다.
전라도 사투리로 한마디 하면.
“워매~ 징헌거~”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