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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오픈프로덕트 May 24. 2024

인하우스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 (feat. 외주)

기획서는 에이전시에 외주 주고 안에서는 뭘 할까?

ⓒ Co-Pilot 생성 이미지



서비스 기획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은 크게 3가지인 것 같습니다. 대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에이전시. 각각의 장단점과 차이점은 우리 블로그의 지난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니, 오늘은 좀 다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보통 인하우스 기획자라고 하면 내가 소속된 회사의 이름을 걸고 출시되는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회사의 비지니스모델에 맞는 유저를 정의하고 서비스 컨셉을 발굴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요구사항 정의서, 스토리보드, IA 등을 작성하여 실체를 만들어내는 역할이죠.


저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인하우스 기획자로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에이전시에서 주로 커리어를 보낸 주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습니다. "유저 리서치도 외주 주고, 기획서 작성도 외주 주고, 디자인도 외주 주고... 다 외주 주는 거 같은데 도대체 안에서는 뭘 하는 거에요?"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에이전시에 기획 외주를 주는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서비스 핵심지표 정의 및 분석

서비스의 핵심 메트릭을 정의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합니다. 그러니까 보통 PO(Product Owner)라고 직책을 달아주는 회사에서 요구받는 일입니다. 회사의 전략과 비지니스 모델을 이해하고, 이것이 서비스를 통해서 실현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지표들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찾는 일을 합니다. 에이전시에는 이런 서비스를 만들려고 해요, 이런 부분을 개선해요 라고 업무요청을 해야 일이 진행되지, 에이전시가 고객사의 모든 사업방향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서비스를 대신 고민해서 뚝딱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2. 개발 및 운영 팔로업

실무적으로 인하우스 기획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 개발과 운영 팔로업입니다. 인하우스 기획자는 기획서만 작성해서 넘긴다고 끝이 나지 않습니다.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과 기획서가 컨플릭트가 발생하는 부분은 없는지 개발자들과 함께 검토하고, 개발 설계에 따라서 필요한 정책과 화면들을 추가하거나 삭제하기도 합니다. 또한 개발이 완료되고 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운영 업무가 따라 붙습니다. 이미 유저수가 많은 서비스의 경우 신규 기능을 출시한 직후에도 관련해서 고객의 피드백과 VOC가 쏟아집니다. CRM에서 매뉴얼을 만들더라도 모두 커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하우스 기획자는 이 부분도 함께 처리해야 합니다.


3. 유관부서와 업무 조율

서비스가 세상에 나와 고객을 만나기까지는 많은 유관부서와 협의가 필요합니다. 혹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개인정보 관련 법이나 내부 규율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재무적으로 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는지, 마케팅은 어떤 채널에서 어떤 방식을 활용해서 진행할 것인지 등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활동 전후로 많은 유관부서들과의 끊임없는 조율이 필요합니다.


4. 파트너사와 협업 추진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와의 협업도 인하우스 기획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파트너사 서비스에서 우리 서비스로 이동할 때의 시퀀스를 정리하고, 필요하다면 프로모션을 위한 기능들을 정의하고, 이벤트 페이지(랜딩 페이지)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파트너사와 회사 대 회사로서 서로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면 좋을지 등은 에이전시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획자가 있다면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인하우스 기획자가 위의 모든 일들에 더불어 기획서와 문서작업도 직접하긴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기획자의 수가 더 많고, 하나의 서비스에 여러 명의 서비스 기획자가 함께 투입되는 형태가 많습니다. 반면에 에이전시에 기획 외주를 주는 경우는, 주로 기획자 한 명이 여러 서비스를 중복으로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혼자서 모든 서비스의 문서를 작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많습니다.


기획자로서 어떤 환경을 선택하는가 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100% 인하우스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면, 기획자가 서비스와 관련된 모든 문서 산출물을 직접 작성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기획서의 밀도가 높고 이해도도 높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동시에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어려운 단점도 있습니다. 외주를 활용할 경우에는 기획자가 동시에 여러가지 서비스를 론칭하고 운영하면서 폭넓게 제품에 관여할 수 있고,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지만, 직접 기획서 등을 작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집중도는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하우스만 놓고 본다면 주니어 기획자분들께는 에이전시를 쓰지 않고 여러 명의 기획자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방식이 더 빠르게 기본기를 배울 수 있어 추천합니다. 반면에 시니어 기획자라면 동시에 여러 프로젝트들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고 내외부와의 네트워킹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환경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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