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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by 은규 Jan 02. 2025

눈이 내렸다

길을 덮었다

너에게 이르는

길을 찾아 겅중대지만

눈은 어지러운 발자국도 덮어버렸다

사방이 뿌옇다

서로가 가리어졌다


향취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자국 없이도 닿을 수 있으니

추억은 오므라진 꽃

공허를 삼켜내느라 꽃잎을 닿았다

잘게 부스러진 시간들은

속을 긁으면서도 단물이 난다

숨이 쉬어질 때면

허공을 뚫고 날아가는 향기


자꾸 눈이 내렸다

필수불가결

사방이 뿌옇다

처음부터 길은 없었다

길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풀어놓은 마음 녹아드는

어릿한 가시거리의 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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