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정말 신기한 일이다.
최근 두 달간 정말 정신없는 일상을 보냈는데, 힘들지만 뿌듯하기도 하다.
두 달간 나의 키워드는 결혼 (상견례! 이사! 혼인신고! 결혼식 준비! 웨딩촬영!)이었다.
사실 나와 남편은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 없다.
우리는 결혼식에 쓸 돈을 차라리 모으거나, 가전 가구에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식보다는 결혼 후 이 사람과 어떻게 평온한 가정을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원래 계획은 이번 연도 여름에 집을 합치며 혼인신고를 하고,
1년 뒤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었다
(사실 결혼식도 안 하려고 했지만 양가 부모님들이 너무 원하셨다).
우선, 집을 구하기 위해서 기준을 정하고 인터넷으로 먼저 찾고
퇴근하고 여러 부동산 중개사 사무실을 다녔지만,
마음에 들어서 갔더니 집주인이 이상해서 계약하기 싫었던 곳도 있었고,
등기부 상태가 이상한 곳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상견례도 해야 해서 서둘러 상견례 예절과 식당을 알아봤다.
다행히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었지만,
부모님들은 식을 더 빨리 하는 것을 많이 원하셨고,
결국 결혼식이 6개월이나 당겨졌다.
이사하고 차근차근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모든 걸 같이 해야 한다니...
다행스럽게도 마지막에 좋은 공인중개사님을 만나서 집을 괜찮은 곳으로 구했다.
혼인신고를 하고, 최근에 이사를 하여 짐 정리 중이다.
가전 가구도 가져온 것들을 빼면 새로 구매해야 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웨딩촬영 역시 연차 내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메이크업을 받고 촬영을 시작했다.
그저 빨리 끝나길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좋은 분위기에 재밌게 해 주셔서 덜 힘들었었다.
결혼은 정말 선택해야 할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특히 일을 하면서 이것저것 결정을 해야 하니까 힘든 부분이 많았다.
휴일에도 취미도 제대로 못하고, 직장에서 일을 잔뜩 하고 집에 와서 또 이것저것 알아봐야 하는,
매일매일이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가 같이 결정해서일까?
이렇게 바쁜와중에도 서로를 챙기며 지낼 수 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
아픈 곳은 없는지, 제일 스트레스받는 게 무엇인지 항상 관심을 가지며 대화하고,
서로가 쉴 때 집안일을 해두고 같이 저녁을 즐길 수 있는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그리고 나는 물건을 구매할 때 직접 알아봐야 만족하는 스타일인데,
결정할 것이 너무 많다 보니 남편한테도 분배했더니
나보다 더 좋은 것을 찾아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엄청 꼼꼼하게 알아봐서 내 마음이 더 편해졌고
혼자 하던 것을 나눠서 하니까 더 효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나의 이상한 강박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요약을 해보았다.
자세히 풀면 한없이 길어지지만,
잘해보려고 하는 서로의 노력이 대견해서 글로 남겨보고 싶었다.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내 사람과 함께 살아갈 곳을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다.
솔직히 아직도 어렵다.
처음 하는 것투성이고 알아가야 할 것이 많다.
그래도 우리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