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도한 스컹크 Feb 19. 2024

우리 아이를 위한 돈 개념 심어주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 생각대로 정리해 보았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엇이 달랐을까. 

그리고 나는 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1. 같이 구체적으로 용돈을 정해보자.

나의 글에서 이야기했고 글을 처음 시작할 때 이야기 했듯이 나는 어려서부터 가난했다. 

우리 부모도 가난했고 한 번도 가난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지금은 나름 돈에 대한 책을 읽으며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나의 어린 시절부터 생각해 봤다. 

그리고 발견했다.


나는 한 번도 용돈을 받아 본 적이 없다. 

필요하면 그때그때 돈을 받아서 준비물을 사거나 거짓말로 가정통신문의 돈을 불려서 받아낸 돈으로 간식을 사 먹곤 했다. 

혹은 외상이라는 방법을 이용해서 문방구나 동네 구멍가게를 이용한 후 한 달 치의 비용을 아빠가 한 번에 비용을 갚았는데 그러다 보니 매 달 오빠와 나는 더 많은 금액을 사용하였고 정해진 돈 안에서 생활한 적은 없었다.

신용카드를 사용해 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이번 달보다는 다음 달이 결제할 금액이 더 많아지고 돈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돈 사용을 늘리기는 쉽고 빠르다는 것을.

그러다 보니 내 시중에는 돈이 항상 없었고 매달 값아야 하는 금액이 많아지자 아빠도 화만 낼뿐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몰랐다.


동네에 사는 나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는 항상 돈이 여유 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친구는 매달 용돈을 받았고 그 용돈을 가지고 나보다 더 어린 나이부터 돈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의 어렸을 때 습관으로 커서 사회생활을 할 적에도 항상 카드빚에 힘들어했다.

일단 신용카드로 쓰고 싶은 만큼 쓰고 월급을 받으면 그대로 카드빚을 갚으니 시중에 현금은 당연히 없었다.

그러니 또 카드를 사용했고 이런 악순환은 계속되었다.


2. 예산을 정해줘서 예산 안에서 생활하고 같이 목표를 세우고 돈을 모아보자.

한 달에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그리고 왜 그런 돈이 필요한지 등 어린 나이이더라도 충분히 이야기하고 같이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캐네디언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하루는 딸을 불러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모습의 집에서 살고 싶은지, 차는 어떤 차를 타고 싶은지(딸의 오빠는 음주운전을 하고 운전면허 정지를 10년을 당해서 회사를 옮기지도 못하고 얼마나 불편하게 살고 있는지 항상 봤기 때문에 차의 필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캐나다는 특히 토론토 외곽에 산다면 차가 없이는 살 수가 없다.) 등 딸과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려면 한 달에 얼마가 필요한지, 적어도 용돈으로 써야 하는 돈은 얼마가 필요한지 그리고 이런 돈을 쓰기 위해서 딸이 적어도 한 달에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등을 같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숫자로 이야기해 주었다. 

당시 이혼한 엄마가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를 보고 자랐던 딸은 구체적인 숫자에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본인이 작성한 돈 계획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왔고 다음 학기에 컬리지에 진학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3.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 왜 돈이 필요한지 알려주자.

현재 (2024년) 6살인 딸은 사고 싶은 게 많다. 

장난감, 공주 드레스, 과자 등 마트나 장난감 가게에 가면 사달라고 한다.

실랑이하는 것이 힘들었던 나는 솔직하게 우리 형편을 딸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우리가 아프거나 하면 돈이 들고, 이번 여름 방학 때 캠프나 혹은 놀러 간다면 그때 필요한 예산이 얼마인데 아빠의 월급은 이러니 우리가 여름(7월)까지 모아야 하는 금액이 이렇고 그러기 위해서는 매달 적어도 이런 금액을 모아야 하는데 딸이 원하는 장난감이나 과자 등 모든 것을 사주면 나중에 쓸 수 있는 돈이 없고 그러면 우리는 놀러를 가지도 못 하고 혹시 큰돈이 들어가야 할 경우 돈이 없어서 힘들게 된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자주 이야기해 줬고 돈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도 리마인드 시켜주었다.

"엄마 돈 없어!" 보다는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어린아이들이라도 가족 사정을 알아야 한다.

그 덕분일까, 

딸은 마트나 장난감 가게에 가기 전에 본인이 살 수 있는지, 

혹시 살 수 있다면 얼마의 예산 안에서 살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고 예산을 알려주면 그 예산에 맞는 물건을 최대한 찾기 위해 노력해주고 있다.


4. 실패를 했다면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리고 작은 성취감을 알게 하자.

딸의 친구인 캐네디언 아이는 엄마가 헤어 액세서리를 집에서 만들어서 파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같이 만들기도 하고 오프라인에서 이런 핸드메이드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교회나 오픈마켓 같은 이벤트를 열면 신청해서 참가한다. 

6살인 딸의 친구는 엄마가 물건을 파는 날 같이 가서 물건도 진열하고 물건도 팔아본다. 

많은 사람들이 사주지 않는 것에 당황하고 한 번은 물건을 하나도 팔지 못 해서 속상해서 운 적도 있다고 했다. 

집에 와서 왜 사람들이 사지 않았는지 엄마, 아빠와 피드백을 나누고 

다음번엔 어떻게 해야 잘 팔릴지 등 이야기도 나눈다. 

딸의 친구는 매번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팔고 와서

"이번에는 6개나 팔았어"라고 하면 같이 기뻐했고 학교에서 만난 내 딸에게 

"이번엔 엄마가 6개나 헤어핀을 팔았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5. 믿어주고 항상 응원하고 있다는 믿음의 힘을 실어주자.

이건 책에서 본 내용이다. 

성공한 사람은 항상 '나는 언젠간 성공할 거야.'라는 믿음이 있고 이런 믿음은 주고 부모님이나 가족이 심어주었다. 

뒤에서 가족이 응원하고 있고 너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어려서부터 주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본인 자신을 믿으며 긍정적이다. 


반면에 나는 항상 나를 응원하고 부정적이다. 

한 번도 부모로부터 칭찬이나 믿음의 말을 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내가 장학금을 받아와도 엄마는 

"학교에서 실수한 것 아니냐. 다시 알아봐라. 아니면 너네 학교에는 정말 공부 못 하는 애들만 모였구나"

라는 부정적인 말만 했다. 

그래서 지금도 일이 잘 풀리면 기쁘다가도 마음 한편으로는 

'이러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것 아니야?' '이거 전산이 잘 못 되었나?' '왜 나를 믿어주지?' 

등 부정적인 마음이 고개를 든다.

 나 자신을 믿기가 힘들다. 

내 자식은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해준다.


네가 생각하는 게 맞아. 할 수 있어. 정말 대단해. 그리고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6. 다른 사람의 호의는 공짜가 아니다. 남의 도움을 당연하게 받지 말자.

가족이 아무도 없는 캐나다에서 자리를 잡고 사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나는 캐나다에 와서도 그리고 결혼을 해서도 계속 가난했다. 

주위에 나를 잘 도와주던 한 언니가 있어서 그 언니 덕분에 가끔 차를 얻어 타고 

언니의 코스트코 카드로 세일하는 기저귀를 사기도 했다. 

한인마트는 멀리 있었는데 그 마트에서 나눠주는 달력을 받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며 달력을 얻어야 했다. 

그런 게 쌓이고 쌓여서 사람들에게 나는 가난하고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아이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에 나를 도와주던 사람들은 돌변했다. 

가난한 주제에 아이를 낳는다고.

내가 언제까지 너를 도와줄 것 같냐고. 

빨리 나가서 돈이나 벌라고.

남의 도움을 당연하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쩌면 이 사람들은 나를 또 도와줄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이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긴 하지만 

믿었던 사람들도 잃었고 역류성 식도염을 얻었고 다른 사람의 호의는 절대로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지금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다. 가는 길이니 차를 태워준다는 지인의 말들도 다 거부한다.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족 빼고는.(가족도 가족 나름이긴 하지만 말이다.)


7.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받아쓰고, 다시 쓰고(아나바다)를 실천하자.

아이들은 정말 금방 자란다. 

이게 감사하면서도 새로운 옷과 신발을 사야 할 때는 부담스러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캐네디언 친구는 중고마트에서 옷을 사주거나 Clothing Swap처럼 깨끗하지만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이나 물건들을 모아서 무료로 가져갈 수 있게 하는 이벤트를 잘 이용했다. 

이런 이벤트는 학교에서도 했고 페이스북의 엄마들 카페를 보면 언제 어디에서 한다는 정보가 올라왔다. 

그럼 그 친구는 그런 곳에 부지런히 다니며 아이들 옷과 신발 살 돈을 아껴서 열심히 저축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반면에 지인은 아이들 옷을 중고로 사주게 되었을 때 본인의 처지가 우울해서 차 안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부럽다.

울 수 있는 차도 있고.

나는 울 수 있는 차도 없다.


나도 열심히 중고로 사거나 무료로 나눠주는 옷을 이용해 그 돈으로 아이들 교육적금에 열심히 저금하고 있다.

10대가 돼서 취향이 생기고 외모에 관심을 가질 때,

그때 새 옷을 사줘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부지런히 돈을 모으자.


8. 자존감을 높여줘서 남의 시선은 상관하지 않는 아이로 만들어주자.

딸의 친한 친구는 하루는 엄마가 쓰레기장에서 스쿠터를 가져왔다고 좋아하며 자랑했다. 

그 엄마도 나에게 "누가 아직 쓸만하고 깨끗한 걸 버렸더라고."

 하면서 아무렇지 않았고 딸은 "Lucky!"를 외치며 좋아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등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 딸의 엄마 아빠는 좋은 회사에 다니며 돈도 굉장히 잘 버는 사람들이다. 

이 가족들은 겉치장과 외형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동차도 20년이 넘은 차를 아직도 타고 있다.

(자동차 창문을 자동으로 여는 게 아니고 옛날 경운기 시동 걸듯이 돌려서 열어야 한다. 상상이 되는가?)


9. 현명해지자. 공짜라고 무조건 좋아하지 말고 알아보고, 비교하고, 조사하자.

예전에 유학생 시절에 휴대폰이 고장 나서 어쩔 수 없이 사야 할 때가 되었다. 

캐나다는 통신비용이 너무 비싸다. 

하루는 Wind라는 저렴한 통신사를 알아냈다.(지금은 이름이 바뀐 회사다) 

다른 통신사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인터넷이 무제한이라는 말에 혹해서 마음에 들지도 않는 폰을 샀다. 

그 이후로 휴대폰은 잘 안 터지고 무제한이라는 인터넷은 연결 자체가 되지 않아서 사용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전화도 안 돼서 집에 있는데도 로밍이 걸려있기도 하고 3달이 지나자 통신비용은 거의 2배로 올랐다. 

다시 가서 알아보니 3달만 프로모션이 적용돼서 저렴한 것이었고 나머지 비용은 비싸고 그걸 2년 동안 내야 했다. 

계약을 해지하고 싶다고 하니 그럼 위약금도 내야 했다. 

영어를 잘 못하는 동양인이 호구로 굴러 들어온 것이었다.

결국 나는 2년 동안 마음에 들지도 않는 휴대폰을 비싼 비용으로 내야 했고 전화는 물론 인터넷도 잘 터지지 않아서 속만 터졌다.


10. 다른 대안은 없는지 생각해 보자.(교통비 줄이기, 웰컴 폴리시 등)

돈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은 없는지 고려해 보라는 한 유명한 사람의 말이 생각났다. 

교통비를 줄이기 위해서 택시 대신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커피를 사 먹는 대신에 집에서 만들어서 텀블러에 가지고 다니는 등 

귀찮고 나의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자.


나는 아이들과 나갈 때 가방에 과일과 먹을 것 그리고 물을 무거워도 항상 가지고 다니며 밖에서 비싸게 사야 하는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 

그리고 토론토에는 저소득층이라면 문화센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 

교통비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 등 내가 발품 팔아 알아본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캐나다는 절대로 누가 먼저 이런 제도나 정책을 알려주고 이용하라고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내가 알아보고 내가 직접 발로 뛰면서 알아봐야 한다.

(심지어 물건을 살 때 쿠폰이 물건 옆에 있어도 쿠폰을 가져가서 할인을 해달라고 하지 않는 한 직원들은 아무도 쿠폰을 알려주지 않고 챙겨주지 않는다. 


한국 마트와는 다르다. 한인 마트는 쿠폰이 있는데 손님이 모르고 그냥 계산하려고 하면 쿠폰이 어디에 있으니 가져오면 할인해 준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캐나다는 절대 아니다.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는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나의 노력, 시간, 체력 등을 요구한다.

작가의 이전글 품고 있는 날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