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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건 Nov 08. 2023

[분리불안장애] 심리학으로 바라보다

사랑하는 사람(부모님, 애인, 자녀)과 잠시 동안 떨어져 있어도 불안해요

 지나치게 위축되어 있고, 두려움에 빠져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며 학교 가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족을 해치고 자신을 위협하는 악몽으로 인해 잠을 잘 못 자기도 한다. 어머니(애착대상)가 옆에 있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으려 하고 매일 어머니 옆에 있어야 편하게 잠을 청한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 하고, 배가 아프다 하여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 갔으나 이상이 없다. 결석을 자주하여 성적이 떨어져가고, 친구 집에 놀러 가기를 싫어하며 집에 있기를 좋아한다. 어머니(애착대상)에게 몇 시에 데리러 올 건지, 어디에 있는지 전화를 자주 한다. 이러한 행동은 분리불안 장애로 인한 것이다.

(아동, 청소년의 경우 애착 대상이 부모님, 성인의 경우에는 애인, 배우자 혹은 자녀일 것이다.)



분리불안장애(Seperation Anxiety Disorder)는 부모와 같은 중요한 애착 대상과 떨어지는 것에 있어 과도한 불안과, 공포감을 나타내는 정서적 장애이다. 애착 대상과 떨어지면 불안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른 하위 불안장애들과 구별된다. 


이는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다음의 증상 중 3개 이상을 6개월 이상 나타낼 때, 분리불안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진단 기준>

(1) 주요 애착 대상이나 집을 떠나야 할 때마다 심한 불안과 고통을 느낀다.

(2) 주요 애착 대상을 잃거나 그들에게 질병, 부상, 재난 혹은 사망과 같은 해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걱정한다. 

(3) 애착 대상과 분리될 수 있는 사건들(예: 길을 잃음, 납치당함, 죽음)에 대해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걱정한다. 

(4) 분리에 대한 불안 때문에 밖을 나가거나, 집을 떠나거나, 학교나 직장 등에 가는 것을 지속적으로 꺼리거나 거부한다. 

(5) 혼자 있게 되거나 주요 애착 대상 없이 집이나 다른 장소에 있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과도한 공포를 느끼거나 꺼린다. 

(6) 집을 떠나 잠을 자거나 주요 애착 대상이 근처에 없이 잠을 자는 것을 지속적으로 꺼리거나 거부한다. 

(7) 분리의 주제를 포함하는 반복적인 악몽을 꾼다. 

(8) 주요 애착 대상으로부터 분리되거나, 분리가 예상이 될 때, 반복적인 증상(예,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을 호소한다. 

(출처: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





 

분리불안 장애를 지닌 아동은 부모, 특히 어머니가 옆에 있어야 안심을 하고 헤어졌을 때에는 어머니 또는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겨 서로 영영 보지 못하게 될 것을 매우 염려하며 불안해한다. 이러한 연유로 부모님에게 자주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혼자 집에 있기를 무서워하고, 옆에 있어야 안심하며, 잠을 자는 중에 부모님과 자신에게 사고가 나는 등의 분리를 주제로 한 꿈을 많이 꾸기도 한다. 학령기 아동의 경우, 분리불안으로 인해 복통, 두통, 설사 등을 이유로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데, 이는 분리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등교거부를 함으로써 집에 남아 어머니로부터 보살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아동은 1년 유병률이 4%, 청소년은 1.6%이다. 발병은 주로 학령기 이전, 5~7세에 주로 발생하고 18세 이전에도 발생 가능성이 있기도 하지만 청소년기 이후에는 흔하지 않다. 성인에게도 나타나는데, 미국의 경우 1년 유병률이 0.9~1.9%이다. 자녀 또는 배우자, 애인 등의 애착 대상에 대한 과도한 걱정이 앞서서 분리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떨어져 있는 것에 과도한 심적 고통을 느낀다. 또한 생활상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거나 새로운 환경을 몹시 두려워한다. 




분리불안 장애의 원인은 유전적 기질, 부모의 양육행동, 인지 행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첫째, BIS(행동억제체계)의 민감성과 관련이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 그레이(Gray Jeffrey Alan)의 강화 민감성 이론(reinforcement sensitivity)에서 제안된 요소이다. 그에 따르면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 이면에는 두 가지 체계에 움직이는데 행동활성화 체계(behavioral activation system, BAS)와 행동억제 체계(behavioral inhibition system, BIS)가 있으며, 이 두 가지에 따라 성격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BAS(행동활성화 체계)는 사람이 어떤 것을 향해 나아가는 자동차로 비유하면 가속 페달과 같은 것이다. 가령 배고프면 밥을 먹기 위해 움직이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는 회피하도록 하는 것처럼 특정한 것에 감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도록 한다. BAS가 가속 페달의 역할이라면 BIS(행동억제 체계)는 반대로 브레이크 페달의 역할을 한다. BIS는 처벌과 같이 위험 단서에 반응하여 움직임을 억제한다. 또한 처벌과 위협과 같은 불안과 관련한 것에 반응하여 불안을 느끼게 하고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을 멈추고 다른 위협이나 위협이 될만한 단서들을 찾기 위해 환경을 조사하도록 유도하는 동기 체계이다. 이 두 체계의 민감성이 정서 양식의 차이를 만들고 정서 양식의 차이는 기질, 성격 나아가 정신병리에 대한 취약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BAS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성취한다는 기대감과 더불어 삶의 만족도, 자기효능감, 주관적 행복 등의 긍정적 정서를 더 경험하고, BIS의 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처벌과 위협, 불안을 유발하는 단서에 민감한 반응을 하여 활동을 억제하기에 의욕상실, 무력감, 자기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가지며 우울과 불안의 부정적 정서를 더 경험하게 된다. 




 둘째, 부모의 부적절한 양육태도로 인한 것이다.

자녀의 안전을 위해 보호를 해야 하지만, 과도한 과잉보호는 오히려 자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고 의존성을 키워 분리불안장애를 발전시킨다. 





 셋째, 불안정한 가정환경의 경우 분리불안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아동기 때 부모님의 별거, 이혼, 죽음과 같이 '부모상실'로 인해 예기치 못한 분리가 일어나면 특히 여자 아동은 성인기에 우울증을 나타낸다. 부모를 잃어 분리된 것이 이후 성인기에 초래할 우울증의 과정은 위의 그림에 나와있다. 부모의 상실을 겪은 모든 이들이 성인기에 우울증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날 양육자의 부재와 상실의 경험은 개인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겨주며, 이후 인생을 살아가며 학업부진, 가출, 혼전임신과 같은 적응 실패의 경험 그리고 무력감과 대처능력의 상실의 부적응적인 심리적 상태는 우울증을 낳는다. 결국 원 근원을 살펴보면 부모상실에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분리불안을 나타내는 대부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안의 반응도 점차 해소되어가기에 지켜보는 것이 좋다. 만약 자녀가 불안하다고 떼를 쓸 때에 혹여 훈육을 하겠다 하여 다그친다면 오히려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에 인내심을 갖고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 전문가를 통해 상담을 받으며 자녀의 불안을 인정해 주고, 많은 대화를 통해 자녀가 갖고 있는 '부모와의 이별'의 생각이 실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또한 자녀와의 어떠한 약속이든 잘 지켜준다면 자녀의 불안은 현저히 줄어든다. 

 

 만약 이를 겪는 청소년 또는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이라면 주요 애착대상, 이를테면 애인이나, 배우자 또는 자녀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 보는 것이다. 잘 견뎌낼 때마다 자신에게 칭찬과 보상을 해보는 것이다. 이때, 보상은 과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증상이 심각할 경우 약물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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