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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한진 Feb 15. 2024

ep.5 나의 여행은

계획과 즉흥의 절묘한 조화

#사진을 클릭하면 커져요!
#그리고 다시 누르면 작아져요!



두 번째 날 아침이 밝았다.

첫날밤보다 푹 잤다.

숙소에 처음 왔을 때 들었던 부정적 시각과 걱정들은 많이 누그러져 '이 집 침구 하나는 괜찮다'는 평을 내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혹은 잠자리에 내가 조금 더 적응해서일지도.

그렇담 세 번째 밤은 더욱 좋은 잠을 자려나?


아침 식사로는 어제 집 오는 길에 샀었던 샌드위치.

이름부터 정겨운 코리안 스타일 샌드위치.

샌드위치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아침의 시작이다.


다소곳이 앉아 먹는 런던의 아침.  물론 '코리안 스타일'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오늘의 메인 코스는 '대영박물관'이다.

가는 길에 먼저 리버풀 스트리트 근처의 점찍어둔 카페를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경유지는 '스토어 스트리트 에스프레소(store street espresso)'라는 커피 브랜드로, 블로그 탐색에서 해당 브랜드를 한 블로거가 호평을 하고 있었다.

물론 블로그 글들에는 일부 과포장된 리뷰도 많기에 모두 믿을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이제 잘 알고 있었지만, 직접 찍은듯한 사진들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되었다.

구글맵에 검색을 해보니 스토어 스트리트 에스프레소는 런던에 세 개의 지점이 있었다.

레드 라이언 커피도 세 지점 있었지, 아마?

그중에 리버풀 스트리트에 있는 지점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눈에 띄는 펍, 맞은 편의 버스 정류장의 이름도 'Marquis of granby'이다. 그만큼 동네에서 대표적인 펍일까?
오늘도 버스를 이용


오늘도 버스를 탑승한다.

앞으로도 가능한 버스를 탑승하기로 결정했다.

지하철보다 확실히 교통비를 아낄 수 있으리라.


어제와 같은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다시 강북으로 이동.

오늘 도로에 이슈가 있는지 버스 노선에 조금 변경이 있었다.

런던에 오래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태연하고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하겠지만, 나같은 새내기에게는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이런 날벼락 소식은 차내방송으로 간단히 안내가 되었다.

그래도 우리에겐 GPS와 각종 듬직한 지도어플이 있으니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별 수 없이 예정과 조금 다른 곳에 내려서 걸었다.

날씨가 엄청나게 추웠다.


자주 보이는 카페 프랜차이즈 '프레따망제', 본디 불어인 이름을 영어식으로 줄여서 '프렛'으로 부르는듯하다 / 귀여운 액자 / 심각하게 가입 고려했던 멤버십


지금은 4월, 한국은 봄이 시작되고 이따금 찾아오는 꽃샘추위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기온이 온화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런던도 꽃샘추위가 있는 걸까.

런던의 4월 2일은 굉장히 추웠다.

여행을 준비하며 나름 추운 날도 있을 거라 예상하고 옷가지를 챙겼지만, 런던의 꽃샘추위는 내가 준비한 것 이상의 날카로움으로 나를 후벼 팠다.

그래도 나에게 후퇴는 없다!

칼바람에 얼굴이 벌게졌지만 열심히 고개를 돌려가며 도시 구경을 하며 걸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런던에 대한 두 번째 충격.

이곳은 엄청난 도시였다.

어제는 강남 첫 방문, 오늘은 강북 첫 방문.

두 번의 방문만으로도 내 가치관이 흔들렸다. 

한국의 그 어떤 곳도 이렇게 훌륭한 빌딩 숲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이 경탄은 나중에 방문한 '카나리 와프'에서 새로 경신되게 된다)

서울이 세계의 유명 대도시들과 경쟁해도 전혀 꿀릴 게 없다고 믿고 살았는데 오늘 그 믿음이 조금 흔들리며 조금 겸손해졌다.

그래도 서울아, 너를 최고로 사랑한다...!


'리버풀 스트리트 역' 근처, '시티 오브 런던'은 금융지구로 현대적인 빌딩들의 천국이었다.

빌딩들은 서울보다 다채로운 양식으로 솟아있었고, 그 속에서 오래된 옛 건물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유리 건물과
벽돌 건물의 조화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큰 공간을 가지고 있는 건축물
신축 고층빌딩들이 모두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지는 한국과 다르게 런던의 마천루들은 다양한 특색을 갖추고 있다.
신구조화가 자연스럽다.






건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예쁜 건축물들을 보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쉴 새 없이 고개와 눈을 돌리고 셔터를 눌렀다.

그러다 차가운 바람이 내 얼굴을 때리며 목적지를 잊지 말라는 충고를 해주었다.

그 차가운 일갈에 몸을 발작적으로 떨었다.


나는 다시 정신을 붙잡고 지도를 찾았다.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잠깐 서서 경로를 찾는데도 추위는 내게 가혹했다.

무정히 체온을 빼앗아 가는 바람을 조금이나마 피하기 위해 마침 옆에 있는 건물의 문 근처 벽에 딱 붙어 섰다.

경로를 검색하는 유심 데이터는 왜 이렇게 느린가!

손 마디마디가 얼어붙고 있었다.


그런데 철컥.

갑자기 빌딩의 문이 열렸다.

시큐리티 복장의 아저씨가 내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네? 갑자기요?

당연히 이 빌딩에 용무는 전혀 없었지만 나는 아저씨를 따라 그걸 또 들어갔다.

문까지 열어준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 수는 없잖아?

내가 들어가자 아저씨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로비 라운지의 근사한 소파들을 쿨하게 손으로 가리키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일단은... "땡큐!"

내 감사인사에도 그는 별 반응 없었다.


뭐지?

우리 사이에 대화는 일절 없었다.

아저씨가 돌아가 앉은자리는 문으로부터 꽤나 거리가 있었다.

문 앞에 서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 나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여기까지 와서 문을 열어준 것인가?

문이 잠겨 있거나 한 것도 아니어서 아저씨의 의도는 미스터리였지만, 그냥 나는 행복한 방향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마음 따뜻한 아저씨구나.

덕분에 예상에 없는 휴식을 잠깐 취하다 갈 수 있었다.

모던, 심플하게 꾸며진 로비는 근사했다.


디자인 가구와 감각적인 조명. 벽 쪽의 알록달록한 선조명도 마음에 들었다.
근사하다.
멀리 보이는 책상이 아저씨의 자리. 내가 들어온 문은 아마 빌딩의 뒷문으로 사진의 우측 후면 방향에 있었다. 상당히 먼 거리


덕분에 얼어버릴 듯했던 얼굴과 손, 그리고 마음을 녹일 수 있었다.

훈훈한 내부 공기와 푹신한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경로 재설정을 마쳤다.

너무 오래 앉아있기는 조금 눈치가 보여 들어왔던 빌딩의 뒷문으로 길을 나섰다.


밖은 여전히 추웠다.

혹시나 로비에 있는 사이 기적처럼 기온이 오르는 상상을 해보았었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그래도 꿋꿋이 전진했다.

리버풀 스트리트 역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스토어 스트리트 에스프레소


가게는 구글맵에서 본 사진과 같이 깔끔했다.

객관적으로 좋은 카페임은 틀림없었으나 그날의 내 마음의 컨펌은 끝내 받을 수 없었다.

나는 좀 더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원했는데, 해당 매장은 테이크 아웃 전문점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업무지구에 있는 만큼 테이크아웃을 해가는 바쁜 직장인들을 타겟으로 한 걸까.

자연스레 종로에 있는 메가커피가 떠올랐다.

거기다 이 추운 날에 문을 저렇게 계속 열어두고 있다니!

오들오들 떨고 있는 사람에게 전혀 어필이 되지 않는 조건이었다.


결국 나는 다시 계획을 변경했다.

마침 어제 검색했었던 레드 라이언 커피의 다른 지점이 이곳 근처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나는 런던의 모든 레드 라이언 커피를 점령하기로 목표를 세웠었다.

이것도 운이 좋은 거라 생각해도 되려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마침 가보려고 했던 카페가 있다는 것은 당연히 절묘한 일이었다.


다시 새로운 경로 검색.

여기서 남쪽방향이로군.

날은 여전히 추웠다.

더 얼어붙기 전에 움직이자고.






새로운 경로를 따라서 내려가다 교차로에서 길을 건넜다.

도로를 거의 다 건널 즈음 뒤에서 갑자기 한 가족이 우다다 뛰어왔다.

신호가 바뀌기 직전에 아슬아슬히 횡단 성공한 그들은 뛰는 것을 멈추고 속도를 줄여 걷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나의 바로 옆에서.

저기, 좀 가깝지 않나요?

부모와 아이 셋으로 이루어진 5인 가족은 서로의 사회적 거리 안에 들어와 있는 나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그대로 걷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그들이 내 걸음 속도와 정확히 같은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들 무리 사이의 틈을 교묘하게 메꿔버린 까닭에, 남들이 본다면 아시아인 장남을 입양한 6인 가족으로 보일 것 같았다.

그들은 도로를 간신히 건넜다는 것에 신이 났는지 강제로 합류되어 버린 나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끼리 신이 나서 떠들고 있었다.

영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외관에서 북유럽의 느낌을 얼핏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나라 사람들일까?


그나저나 나는 언제까지 그들과 같이 걸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들과 나의 방향이 같은 것이 문제였다.

나는 분명히 나의 걸음걸이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끼어든 그들 때문에 내 고유의 걸음 속도를 바꿔야 한다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박힌 돌인 내가 굴러온 돌인 그들에게 밀려날 수는 없지 않은가.

억울했다.


그렇게 잠깐동안 혼자 불편해하며 영국에서 만난 새로운 가족 구성원들과 십여 미터를 더 걸었다.

불편한 마음 때문인지 그 짧은 시간도 길게 느껴졌다.

그러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그들은 한 빌딩 안으로 꺾어 들어갔다.

어어...?

나도 모르게 그들의 걸음걸이에 맞춰 그대로 입구로 따라 들어섰다.

그들과 6인 가족으로 걸어가던 것에 관성이라도 생겨버렸던 걸까.


그곳의 정체는 5성급 럭셔리 호텔 '팬 퍼시픽 호텔'이었다.

나중에 건물을 나와서야 이 호텔의 지위를 알 수 있었다.

2022년 포브스 트레블 가이드 선정 5 스타에 선정된 곳.

참고로 국내에서 포브스 트레블 가이드 5 스타를 받은 곳은 '포시즌스 서울'과 '신라호텔' 두 곳뿐이다.

 

Pan pacific, 원형의 자동문 두 짝이 중문의 역할을 한다.
'포브스 선정의...'의 그 포브스가 맞다. 
로비 내부, 이그제큐티브 클럽 체크인 카운터와 호텔의 로비 라운지



내 가족들은 문을 지나 자연스럽게 체크인 카운터로 갔다.

이제 더 이상 그들과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없는 순간이 왔음을 직감했다.

이대로 그들 방까지 따라갈 수는 없지 않은가.(글을 쓰는 지금 내가 과연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었을까 상상을 펼쳐보고 있다)


팬 퍼시픽 호텔은 럭셔리 호텔다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투숙도 안 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혼자 로비를 구경하고 있는 내게 호텔의 남자 직원이 싱긋싱긋 웃으면서 다가와 내게 작은 베이커리를 내밀었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는 사각의 베이커리 오븐 트레이가 있었고, 그 위에는 귀여운 한입거리 빵이 줄을 맞추어 잔뜩 있었다.

누가 봐도 호텔에 투숙할 것 같지 않은 부류로 보일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거지 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 텐데 이런 따사로운 온정을 베풀다니.

아까 이름 모를 빌딩의 시큐리티 아저씨도 그렇고 런던은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곳인 걸까?!

덕분에 또다시 호텔 로비의 소파에서 잠깐 쉬고 움직일 수 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 돈 많이 벌어서 그때는 투숙객으로 만나요, 팬 퍼시픽!






호텔을 나와 다시 카페를 향한 여정에 올랐다.

빌딩숲을 헤치고 전진.

그러다 다시 내 눈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빌딩 숲 사이에서 돋보이는 오래된 벽돌 건물이었다.

건물 앞에 있는 백색의 나무가 내 걸음을 멈추게 하고 카메라를 들게 했다.


빌딩 사이에서 눈길을 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미나스 티리스 백색 나무'가 떠오른다. 왼쪽 하단의 검은 문 앞에 길을 알려준 회색 후드를 쓴 담배 청년도 보인다. 반갑구먼.



뭐 하는 건물이길래 이런 곳에 홀로 고고히 있는 걸까?

마침 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년이 있어 물어보았다.

이 문으로 들어갈 수 있냐고.

후드를 뒤집어쓰고 껄렁하게 담배를 피우는 겉모습과 다르게 청년은 성의있게 안내해 주었다.


여기는 뒷문으로 아무나 출입 못 하니 이 길을 따라 뒤로 돌아가면 나오는 정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계획에 전혀 없던 일이어지만 내 호기심이 다시 발동해서 잠깐 건물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내 직접 정체를 밝혀내고 사진도 열심히 찍어주마.


정문 쪽 모습은 뒷문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약간의 공터가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석관이 하나 있었다.

하나 더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는 것.

오, 뭐야 뭐야?

재미있는 행사라도 있는 건가?

나도 홀린 듯 그들을 따라 입구로 향했다.


입구 앞에는 한 아주머니가 서서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기는 뭐 하는 곳인가요?"

"교회랍니다."

그제야 모든 실마리가 풀렸다.

오늘은 주일, 일요일이었던 것.

이 사람들은 주일 미사를 참석하려는 교인들이었던 것이다.


"come in, come in!"

아줌마의 살가운 제안.

평소 서울에서였다면 종교전도를 극구 거절했겠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교회는 굉장히 유혹적이었다.

내 마음을 움직인 아줌마의 마지막 말.

"마침 이제 곧 시작할 시간이에요."


기가 막힌 타이밍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거부할 수 없게 만들었다.

운명적 만남을 믿는가?

평소에는 믿지 않는 사람도 여행을 나와서는 자신에게 특별한 순간이 왔다고 믿고 싶어 한다.

나도 그랬다.


내부의 홀은 상당히 넓었다.

넓은 공간에 기다란 전형적인 교회 벤치가 빼곡히 들어가 있었는데, 좌석은 이미 거의 만석이었다.

입지를 보면 여의도 순복음 교회랑 비슷한 위상이려나?

내 눈에 맨 뒷 줄에 딱 하나 비어있는 자리가 보였다.

중간에 언제든지 조용히 나갈 수 있는 적절한 위치.

바로 가서 앉았다.


군대에서 갔었던 교회 종교행사가 생각났다.

종교가 없는 내게 교회 미사 경험은 군대에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영국이나 한국이나 미사의 진행 순서는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문이 닫히고 미사가 시작했다.

시작은 찬송가를 다 같이 부르는 것으로 시작.

중간중간 기둥에 달려있는 모니터로 가사가 나왔다.

수십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노래방에 온 것 같았다.

무교인 내가 당연히 처음 듣는 찬송가였지만 멜로디 흐름이 쉬워서 익숙한 노래처럼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신나게 노래 한 곡을 완창하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왔다.

런던에서 교회 미사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교회의 미사는 주일 오전 10:30, 참석하고 싶은 사람은 참석해 보자.
St. helen's church
어째서인지 이들과 함께 찬송가로 주님을 찬양할 수 있었다.

 






또 다시 여정의 본궤도로 돌아왔다.

이제는 정말 다른 곳으로 안 새고 바로 목적지로 가리라.

시간을 꽤나 소비했지만, 다행히 오늘의 일정에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었다.

괜찮아, 괜찮아.


그러나 금방 나는 괜찮지 않아 졌다.

레드 라이언 커피의 휴점일이었던 것.

여기 지점은 사무지구의 빌딩에 입점해 있는 만큼 회사가 쉬는 주말에는 아예 오픈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마천루 사이사이로 부는 바람은 그 순간속도가 한순간 가파르게 치솟는다.

빨리 선택을 해야 했다.

그렇다고 커피를 포기할 수는 없다.

플랜 A를 포기하고 플랜 B를 찾아왔는데 바로 다시 플랜 C를 찾아야 한다.


스토어 스트리트 에스프레소의 본점으로 보이는 지점이 대영박물관 근처에 있었다.

가게의 주소가 '스토어 스트리트'에 있는 걸로 보아 메인지점으로 보였다.

거기로 갈까?

그런데 나는 지금 너무 커피가 고프다.


그러다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맞은편 건물의 '블랙 쉽 커피(Black sheep coffee)'.

버스를 타고 가다 프렛처럼 심심치 않게 눈에 들어오는 브랜드의 카페였다.

더 이상의 고민은 접기로 하고 그곳으로 결정했다.


고맙게도 빌딩에 입점해 있지만 일요일에 오픈을 했다.
1층 내부 모습
2층에 앉았다.


가장 저렴한 마키야토를 한 잔 주문했다.

가격은 약 3파운드.

카페 브랜드마다 판매하는 커피의 가격차이가 조금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레드 라이언 커피 마스터 하기'를 잇는 다른 도전과제로 '모든 커피 대형 프랜차이즈 가보기'를 만들었다.

주요 목적은 커피의 가격 비교이다.

새로운 소목적을 정리하며 소중한 커피타임을 즐겼다.




ep.5 끝


자전거 훔치는 것은 전인류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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