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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구나무 Dec 08. 2023

엄마 집을 깡그리 털어가다

-LIFE IN BRASIL

 브라질에 혼자 계시는 엄마가 걱정되어 2~3일에 한 번은 브라질로 보이스톡을 한다. 국제전화가 비싸기 때문에 카카오에서 제공해 주는 보이스톡이나 페이스톡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째 보이스톡을 받지 않기에 동생에게 연락을 했고 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CCTV에 녹화된 강도들

며칠 전 엄마네에 떼강도가 들어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다 털어갔고 그 후유증으로 엄마는 동생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랍 뒤쪽을 보려고 서랍장에 옷까지 다 꺼냈다

엄마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Vende(벤데)라는 의류중간판매업을 하고 계셨고 세명의 강도들은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엄마가 출근을 한 것을 확인하고는 집 도어록을 부수고 들어가서 소파도 찢고 매트리스도 찢고 냉장도 안에 물건들도 다 꺼내고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고 다 털어가 버렸다.

 심지어 아들 방에서는 노트북은 물론이며 쓰던 향수와 모자 그리고 옷가지들 까지도 훔쳐갔다.

  다행히도 아들은 지방 출장 중이어서 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그동안 엄마가 모아둔 전 재산을 다 가져갔다.


 경찰이 와서 조사를 했고 엄마는 동생네서 안정을 취하고 아수라장이 된 집 정리는 마쳤지만 엄마는 그 집은 무서워서 더 이상 살 수가 없을 거 같다 하여서 급하게 이사를 해야만 했다.

강도들이 부순 현관 도어록

 사건이 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 범인들이 잡혔다. 그들은 십 대 청소년 3명이었고 공범으로는 범인들에게 엄마의 출퇴근 정보를 넘겨주고 그들이 아파트에 쉽게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준 아파트 경비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난된 돈은 출처를 입증할 수가 없기에  신고 조차 할 수가 없었고 물건들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순간에 평생을 모은 돈을 다 잃어버리고 한동안 엄마는 충격에 싸여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강도들이 휘집고 간 엄마의 방
한인교포들은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는 달러로 바꺼서 집에다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치안이 나쁜 브라질에서 한인교포 집이 강도 맞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현지인들 생각이 한국인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그로 인해 돈도 많다. 번 돈은 은행에 넣지 않고 달러로 바꺼서 집에다 숨겨둔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언제나 강도들의 타깃이 되곤 한다.

엄마네는 아무도 없을 때 강도가 들어왔기 때문에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집에 들어온 강도와 싸움 끝에 총에 맞아 죽은 교포들도 있다.

냄새나는 김치통 안에 달러를 숨기는 교포들도 있고 그것 또한 강도들도 알고 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교포들은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보다는 계를 많이 들었다. 탈세로 번 돈들이 많았기 때문에 돈의 출처를 입증하지 못해서 정식으로 예금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낮은 은행 이자보다는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계를 선호하는 이유도 있고 또 남미 교포들은 미국으로 재이민을 늘 생각하고 있고 또 노후는 고향인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들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떠날 수 있도록 현금을 달러로 바꺼 놓는 경우도 있다.

 엄마의 경우도 늘 마음속에 노후에는 고국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서 조금의 돈이라도 모이면 달러로 바꿔 놓곤 하였다.

 나는 엄마에게 비록 돈은 다 잃었지만 사람 안 다친 것에 감사하라며 교회 가서 감사 헌금을 하라고 했다.

모자와 향수까지 훔쳐간 아들의 방
곗날 한인식당에 무장한 강도들이 들어와 곗돈을 모조리 갈취 해가는 일도 종종 있었다
 남의 나라에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치안이 불안한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눈치 보며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교포들이 어깨 펴고 큰소리치면서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강국이 되길 바랄 뿐이다.
출동한 브라질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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